[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만났다. 출근길 시위에 대한 중단과 장애인 활동 지원 예산 및 관련 정책 시행 등 새 정부의 정책 과제 추진 여부를 논의했다.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요구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전장연은 장애인 관련 예산 지원과 정책 시행을 요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경복궁역 회의실로 찾아와 "내년도 예산에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위해 807억원을 편성하고,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아 24시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활동지원예산 2조9000억원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특별교통수단의 지역별 격차 해소를 위한 기획재정부의 관련 시행령 개정과 장애인평생교육법 통과, 고용노동부 차원의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어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한자협) 회장은 "많은 장애인들이 이른 아침에 지하철 타는 게 어렵다"며 "21년 동안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았고, 탈시설 등 이미 발의됐던 내용들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수위 측은 관련 사안에 대한 검토를 언급했다. 임 간사는 "12대 정책 과제와 40대 과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파악하고 있다"며 "20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단기·중기·장기적인 것으로 검토하고 있고 여러 부처와 협의 중이라 이해해달라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또 "적게는 800억에서 많게는 2조까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하는 부분 있다"며 "권리를 쟁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출근에 지장 주는 부분에 대해서 지양하시고, 오늘 중으로라도 이런 부분들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전날 전장연의 시위를 비문명적이라고 비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도 언급됐다.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님은 당 대표이신데 사과하시라고 전달하시면 좋겠다"며 "왜곡된 방식으로 말씀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전달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임 간사는 "오늘 중으로 출근길 투쟁을 중지해 주시고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함께 풀어나가자"며 "이준석 대표님께 제가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전장연 시위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캠페인을 진행중으로 이날로 25회째 이어오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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