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시설건립자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이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동구청 7급 주무관 김모씨(47)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당초 김씨가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밝혔다가 이날 입장을 바꿔 “국민참여재판 의사가 없다”며 의사를 번복했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 흰색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김씨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양형 관련 의견서 등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금 징수·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기금 약 115억원을 횡령해 주식투자 등에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전자공문과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강동구청 투자유치과 등에서 근무하며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을 빼돌렸다. 그는 구청 명의 계좌를 관리하며 자신의 개인 계좌로 하루 최대 5억원씩 236회에 걸쳐 공금 115억원을 이체했다. 김씨는 이를 주식투자와 개인채무 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또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9회에 걸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측에 발송하는 기금납부 요청 전자공문과 구청 내부 기금 결산 및 성과보고 전자공문에 허위내용을 기재한 뒤 상급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해당 공문 등을 직접 결재했다.
구청 측은 “현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 A씨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원인자부담금(기금)에 대한 결산처리가 돼 있지 않은 점을 의심, 구 감사담당관에 관련 내용을 제보해 횡령 정황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횡령액 115억원 가운데 38억원을 2020년 5월 구청 계좌로 반납해 실제 피해액은 77억원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횡령금을 주식 미수거래에 사용했는데 투자 시점 대비 주가가 떨어져 대부분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은 지난 24일 횡령 사건 자체 조사 결과 발표에서 “김씨의 단독 범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청은 서울시에 김씨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김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4월 21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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