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수술대 오른 정부조직, 여가부·통상업무·교육부의 운명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30 04:00

수정 2022.03.30 03:59

"작고 효율적인 정부"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
현행 18부 5처 18청 '역대 최대' 정부조직에 칼댄다
여성가족부, 폐지 기정사실...'가족', '청년정책' 등 핵심업무 재배치가 관건
'경제 안보' 중시한 尹...통상업무, 10년 만에 외교부 품으로 돌아가나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재현될까...교육부 권한 축소는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3.26/뉴스1.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3.26/뉴스1.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29일 정부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검증과 정부조직개편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18부 5처 18청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현행 정부조직은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표방한 바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폐지 공약을 냈던 여성가족부(여가부)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교육통제부'라고 표현한 교육부는 개편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여성 정책의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아동·보육·인구 정책 등을 다룰 새 부처를 신설하고, 나머지 정책은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사진은 28일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모습. 2022.3.28/뉴스1 /사진=뉴스1화상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여성 정책의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아동·보육·인구 정책 등을 다룰 새 부처를 신설하고, 나머지 정책은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사진은 28일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모습. 2022.3.28/뉴스1 /사진=뉴스1화상
'여가부 폐지'는 기정사실
현재 인수위는 기존 여가부의 핵심업무인 '가족'과 '청년정책' 파트를 떼어내 다른 부처와 통합하는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의 '가족' 파트를 보건복지부의 '복지' 파트와 붙여서 '가족복지부'를 만들고, 감염병 대응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질병관리청을 흡수한 '보건부'를 별도로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여가부의 '청년정책' 파트를 기존의 교육부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교육부도 정부 조직개편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변수가 있다. 일각에서는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여성가족위원회' 등 별도 조직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 당선인은 24일 '여가부 폐지는 그대로 진행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약인데 그럼...내가 선거 때 국민에게 거짓말한다는 이야기입니까?"라 답하며 여가부 폐지 의지를 거듭 천명하면서 지금의 '여성가족부' 간판을 떼는 건 기정사실이 됐다.

인수위는 30일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폭넓은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참석 단체는 여성단체연합·여성유권자연맹·YWCA연합회 등 3곳으로, 인수위 측에서는 안 위원장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임이자 간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왼쪽)와 산업통상자원부(오른쪽)의 모습. © 뉴스1 /사진=뉴스1
외교부(왼쪽)와 산업통상자원부(오른쪽)의 모습. © 뉴스1 /사진=뉴스1
통상업무, 누가 맡게되나…"팔다리 묶인채 경주"Vs"통상-산업 불가분"
통상업무 또한 재조정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경제안보 외교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경제안보 관점에서 통상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온 점을 비춰봤을 때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에 있는 대외교섭 업무를 외교부로 옮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상교섭본부를 산업부에 둔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제외하고 외교부에서 계속 통상 업무를 맡아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29일 백브리핑에서 외교와 통상 기능을 분리할 수 없게 된 현실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저희는 절실하다. 실장 자리 몇 개 이런 (밥그릇) 문제가 아니고, 통상 부처가 산업부로 넘어가면서 저희가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외교와 통상이 분리된 현재 상황에 대해 "팔다리가 묶인 채 경주하는 상황"이라는 격한 표현도 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정책을 잘 아는 부서가 통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산업과 통상 간 공조가 필요한 이유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첨단 기술 경쟁, 급격한 디지털 경제 전환 상황 속에서 산업부처 통상 주도형의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독일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고 무역 규모가 큰 국가들은 주로 통상 기능을 산업부처가 관할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2008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사진=뉴스1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2008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사진=뉴스1
MB 정부처럼 교육·과기부 통합되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역시 재편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10년 만에 다시 분리되고, 과학기술과 교육을 합치는 식이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국정운영의 중심을 과학기술에 두겠다고 천명한데다, 안 위원장이 대선 후보 시절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과 교육부 폐지를 공약한 만큼 개편이 예상된다.

인수위는 출범부터 관련 정책 분과를 과학기술교육분과로 통합 편성하면서 '교육 홀대론'이 제기됐다.
여기에 과학기술교육분과 위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아 온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과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 과학기술 관련 인사 위주로 구성된 만큼 새 정부가 교육부 권한 축소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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