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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뿔난' 엔씨 주주들…"야구단 계속 할 겁니까? 일 안합니까?" 공세

뉴스1

입력 2022.03.30 11:03

수정 2022.03.30 11:03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2021.01.05 /뉴스1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2021.01.05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저희가 게임에 쓴 돈으로 야구선수들한테 100억, 200억 주니까 게이머 민심에 안 좋다는 거죠."


"현금성 자산이 2조가 넘는데, 이걸 몇 년째 들고 있는 게 직무 유기 아닙니까?"

30일 엔씨소프트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 센터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현장에선 엔씨소프트를 향한 주주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현장을 찾은 한 주주는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운영'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매년 수백억 단위의 야구단 운영비를 지출하지만, 실제 게임사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한 주주는 김택진 대표를 향해 엔씨소프트 소속 야구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 선수의 연봉을 주기 위해 100억, 200억씩 지출해서 엔씨소프트의 영업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야구단 운영을 지속하실 생각이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질의대로 프로 야구 자체의 인기 하락에 따라 엔씨소프트 본사로서 충분한 광고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야구단 운영이 엔씨의 기업 이미지를 새로 만들고, 지탄받는 게임에 관한 인식을 제고시켜서 더 뻗어나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주주는 "물론 김 대표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게이머들이 낸 돈으로 야구선수에게 100억, 200억의 연봉을 주니까 민심에 좋지 않다"고 반박했고, 이에 김 대표는 "더 운영이 잘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엔씨소프트 주주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조가 넘는 걸 제대로 사용하는 않는 건 '명백한 직무 유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주주는 "지금 현재 엔씨 내부에 현금성 자산 2조 넘고, 이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몇년이 된 것 같은데, 이렇게 주주들의 돈을 사내에 그냥 갖고 계시면 일을 안한다는 거 아닌가"라며 "기업인수를 진행하던지, 사업 확장을 진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적하신 부분에 200% 공감하고 있다"면서 "현금 보유액이 지난해부터 2조원을 웃돌고 있는데, 앞으로 '글로벌' '비게임' '인공지능' 분야에서 진출하는 측면에서 인수합병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주는 "타 기업들이 해외 게임사 인수라든지, 펀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엔씨소프트는 오랜기간동안 성과가 없었던 게 사실 아니냐"며 "다른 기업은 부채를 끌어와서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경영활동을 하는데, 이건 엔씨소프트가 일을 열심히 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홍 CFO는 "현금의 자본 효율화 측면은 주주님께서 말씀주신 것과 제 생각이 똑같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 주주들은 '남녀 직원의 임금 격차'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분율 증가' 등의 다양한 우려를 제기됐다.

질의응답을 끝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며 "저희가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회사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은 도전과 극복의 한 해였다"며 "올해는 시장의 위기를 인식하고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사랑받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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