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파트너스 주도 KDB생명 인수 탄력
[파이낸셜뉴스] 법원이 칸서스자산운용이 제기한 KDB생명 매각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발목잡기만 아니면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최근 칸서스자산운용이 제기한 KDB생명 매각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사유로 내세운 이해상충 문제와 절차상 하자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당초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목적으로 조성하는 펀드에 투자자(LP)로 참여하는 것과 관련 이해상충으로 봤다.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의 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였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 딜(거래)은 수 차례 실패한 건이다. 매수자가 주도권을 가진 딜"이라며 "매수자가 협상권을 가진 딜에서 기존 칸서스자산운용 펀드의 투자자(LP)가 후순위로 참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상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KDB생명을 JC파트너스에 매각키로 한 투자심의위원회의 절차 문제도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투심위는 당초 6곳 중 5곳의 찬성으로 매각을 결정했는데, 추후 칸서스자산운용의 반대로 6곳 중 4곳의 찬성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변경 절차도 펀드의 전체 채권자 중 93%의 동의를 받아 결정했다"며 "2% 남짓 지분을 가진 펀드 내 사원의 반대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사원의 이익을 해친다. 전체 매각 절차는 유효하다고 법원이 봤다"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 지분 26.9%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칸서스운용은 JC파트너스가 인수하기로 한 계약의 시한(지난해 말)이 지났는데도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가 임의로 시한을 연장하면서 계약효력이 상실됐다는 주장이다. 법원이 이 주장을 인용하면 계약은 무효가 된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말 KDB생명을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1년 시한)했다. 이후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요청했다.
금융위는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이 금융감독원 자본 적정성 심사에서 1~5등급 중 4등급(취약)을 받은 것을 문제삼아 승인심사를 유보하고 있다.
칸서스운용은 2010년 초 6500억원 규모의 KDB칸서스밸류 PEF(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옛 금호생명을 인수했고 이후 사명을 KDB생명으로 변경했다. 이후 KDB생명에서 추가적인 부실이 발견되고 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하자 PEF에 돈을 댔던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추가로 자본을 증자하면서 지분이 감소했다.
산업은행은 칸서스운용과 공동 출자로 1차 4800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6700억원을 증자했다.
JC파트너스는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는 이번 주식매매계약 관련 상호간 기명 날인한 정식 공문을 통해 적법하게 연장된 상태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변경승인 상황에 따라 한달 씩 공문을 통해 계약 기한을 이미 수 차례 늘려왔다. 이제와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주주변경승인 등에 악영향 뿐 아니라 시장에서의 신용도 하락 등 많은 피해들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이러한 피해와 관련해 향후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한 모든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칸서스자산운용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은 펀드 내 의견 불일치에 대해 절차를 통해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PEF 사원간 문제인데 펀드 내 의사결정에 대해 외부인(JC파트너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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