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 활성화 기대… '임대 목적' 매수세 살아난다

임대차 3법 개정·등록임대 추진
임대시장 매물잠김 해소 가능성
아파트·오피스텔 매수문의 증가

대통령인수위원회가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개정과 등록임대 부활 등 민간 임대 활성화에 대한 방침을 밝히자 임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됐던 임대 시장에서는 거래 물량이 늘면서 서민 주거 안정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 둘러본 서울 용산구와 노원구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인수위의 민간임대 활성화 방안을 일제히 반겼다.

재건축단지인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인수위의 계획이 본격화되면 임대 목적의 매수 수요가 붙을 것"이라며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무주택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의 전용 58㎡ 기준 매매 호가는 8억2000만원으로 전세 호가(2억6000만원)보다 3.3배 더 비싸다.

인수위 발표 이후 임대 목적의 매수세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상계주공7단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한동안 문의가 없었는데 최근 며칠새 지방에서 3건의 매수 문의가 왔다"며 "갭투자 수요여서 윤석열 효과로 본다"고 평가했다.

도심권 신축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혼재된 용산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용산구 푸르지오써밋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월세가격이 30~40% 올랐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을 개정해 전세 매물을 늘려야 월세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7월말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현재 전세 임차인은 사실상 4년간 거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용산래미안더센트럴 인근 D공인 관계는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상한제가 임대공급을 막는 큰 원인으로 생각한다"며 "인위적인 5% 제한이 사라지면 임대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위가 단기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등록임대는 현 정부에서 폐기 직전까지 갔던 제도다.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017년에만 해도 다주택자를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집주인으로 만들겠다며 등록임대 활성화 정책을 폈다. 하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자 임대사업자들을 집값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관련 혜택을 축소·폐지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주택임대시장을 정상화하고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겠다며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에 대한 등록임대 부활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민간 임대활성화 방안에서 무조건적인 '문재인 정부 색깔지우기'보다는 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임대료를 5% 이상 올리지 않은 집주인에게는 세제 혜택을 줘서 전세가를 안정시키는 게 옳다"면서 "임대차 3법이 집주인을 죄악시한 점이 문제이기 때문에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가 균형을 이루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김희수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