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람도, 돈도 수도권에 몰리며 지역 소외는 계속됐다. 심각한 일극 집중 체제에 지방 주민들은 기회에서 밀려나고 수도권 주민들조차 삶의 질 하락에 허덕인다. 일극 체계 한계를 타파하고 국가의 상생 발전을 위해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윤영모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진행된 '2022 뉴스1 건설부동산포럼'에서 '수도권 공급 실익, 균형발전 연결되려면' 주제의 발표자로 나서 "메가시티 중심의 균형 발전, 초광역권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광역권이란 일상생활, 경제활동 등을 통해 기능적으로 연계된 광역적 공간집적체를 일컫는다. 초광역권 이론 중 하나인 메가시티 리전(Mega-city region)은 물리적으로 떨어진 도시들이 기능적으로 대도시권 주변으로 연계되고 클러스터화된 공간을 말한다.
메가시티 리전은 전세계적 흐름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11개 메가리전 형성을 추진 중이고, 프랑스도 행정구역 '레지옹' 통합을 추진해 22곳을 13곳으로 통합했다. 영국도 지자체 연합기구를 구성해 도시권 중심으로 광역적 지역 반전을 추진 중이다.
인구 1000만명 이상의 전세계 메가시티는 2018년 33개에서 2030년 43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도시는 경제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전세계 300대 도시권은 GDP 성장의 66.9%를 차지한다. 윤 연구원은 초광역권 경쟁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극 집중 체계인 우리나라는 한계에 부닥쳤다. 전세계 메가시티 간 경쟁에서 우리나라 수도권은 95위로 100위 안쪽에 겨우 턱걸이했다. 부산·울산권은 199위에 그쳤다. 수도권에 전국 1000대 기업의 약 87%(2020년 기준)가 몰려있고, 국토의 12%밖에 되지 않는 땅에 국민 절반이 모인 상황이다.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과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메가시티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0년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지역별 분포 및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서울에 수도권에 743곳이 몰려 있고, 매출액도 약 87%가 몰려 있다. 불평등의 공간적 고착화로 기회의 격차도 계속되고 있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은 지방의 몰락 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의 삶의 저하도 불러왔다. 2018년 기준, 서울의 1인당 주거면적은 25.8㎡로 전국에서 가장 좁다. 인천은 26.3㎡, 경기는 27.6㎡이다. 전국 평균 가임여성 1명당 0.92명을 출산하는 데 서울은 그보다 낮은 0.72명에 불과하다.
이에 윤 연구원은 다극거점형 국토공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활동, 경제활동, 생활공간이 광역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일 행정구역을 넘어 유연한 권역별 협력으로 지역 혁신성장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자리를 확충하고, 교육 및 정주여건을 개선해 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5대 광역 메가시티와 스마트 강소도시를 연계해 육성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스마트 지역발전 전략을 통해 강소도시와 초광역권의 동시다발적 경쟁력 제고로 통합적 지역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과학기술과 문화를 접목한 스마트 국토관리에도 힘쓰겠다는 점도 공약했다.
윤 연구원은 초광역 육성을 위한 향후 과제로 기능적·공간적 통합을 꼽았다. 지역별 산업 생태계 구축과 혁신 및 휴먼 네트워크 구축, 행정서비스 연계로 기능적 통합을 이루고, 경제·생활권 통합과 교통 인프라 확충과 같은 공간적 통합도 함께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메가시티 리전은 국가와 지역 경쟁력은 물론 삶의 질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초광역권 육성을 통한 국가와 지역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수평적 협력체계, 권한과 책임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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