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식품물가가 급등세다. 이른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참이다. 그러잖아도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쌓인 터에 유럽의 '빵 바구니'인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밀 수출국 러시아 사이에 화염이 짙어지면서다. 이제 조리용 식용유 가격마저 폭등해 외식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상기후로 인해 브라질산 대두유(콩기름)도 공급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도 최근 수출제한에 들어갔다.
지금 세계 각국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로 비상이다. 서민가계를 위협하는 애그플레이션이 정권엔 치명타인 탓이다. 우크라이나산 밀 의존도가 높은 파키스탄에선 물가가 치솟자 야당이 임란 칸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집트는 빵 가격 인상 상한선을 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빈곤가정에 식품쿠폰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밥상머리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 횟집에서 연어가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다. 러시아 상공을 경유해 수입하던 연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식용유가 폭등세는 국내로도 번졌다. 각종 식용유 값이 1년 전보다 최근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외식업 종사자들의 비명도 커졌다.
문제는 글로벌 식량위기가 초기 단계란 점이다. 식용유 대란의 뇌관이 된 우크라이나 해바라기 파종은 지난해에 비해 아직 절반도 못했다니 말이다. 이는 농산물발 물가상승이 올 하반기엔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임기 말 정부는 물론 새 정부가 각별히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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