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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의 재발견]②동네 터줏대감 '집배원', 국가와 국민을 잇다

뉴스1

입력 2022.04.01 06:41

수정 2022.04.01 06:41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송파우체국에서 집배원 등 직원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송파우체국에서 집배원 등 직원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전 둔산우체국 집배원이 16일 오전 코로나19 재택치료자들에게 배송할 재택치료키트 상자를 이륜차에 싣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2022.2.16/뉴스1
대전 둔산우체국 집배원이 16일 오전 코로나19 재택치료자들에게 배송할 재택치료키트 상자를 이륜차에 싣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2022.2.16/뉴스1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보름 앞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집배원들이 선거 공보물을 우편함에 넣고 있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선거공보물, 투표안내문 등 선거 우편물은 약 5398만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2.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보름 앞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집배원들이 선거 공보물을 우편함에 넣고 있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선거공보물, 투표안내문 등 선거 우편물은 약 5398만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2.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편집자주]우편을 배달해주고 쌈짓돈 통장을 불려주는 동네 우체국. 우리 일상에 공기처럼 존재해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체국은 특별하다. 우체국을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는 공무원 조직이면서 유일하게 정부 예산을 받지 않고 번 돈을 오히려 정부 재정에 보태는 유일한 조직이다. 도서 산간 지역까지 구석구석 뻗어 있는 3400여개에 달하는 우체국은 은행마저 폐점하는 요즘 시대에 '국민 접점' 면에서 중요한 인프라다. '애물단지' 알뜰폰을 대중화한 것도, 코로나 초기 마스크 대란의 구원투수역할을 맡은 것도 우체국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우체국은 '디지털 복지'의 첨병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1884년 '우정총국'이 만들어진 이래로 근대 우편 체제는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했다. 한 세기 넘게 지나오며, 우체국으로 대표되는 우정 인프라는 전국 곳곳으로 퍼졌다. 이 인프라가 '미래 우정 사업'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양의 정보가 1초에도 오가게 되면서, 각종 편지와 고지서, 서류는 전자화됐다. 또 소포에 대응하는 민간 택배·운송 산업도 '로켓 배송'이 나올 정도로 성장했다.

여전히 '우체국'은 변화한 시대상에 맞춰 변화를 모색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친근한 집배원'으로 대표되는 인적·물적 인프라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어느 동네나 있는 터줏대감 '집배원'과 '우체국'…강력한 인프라

한국능률협회가 연구한 '우정사업의 공적 역할 강화'에 따르면 '인프라를 활용한 공공성 강화'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민간배송의 경우 도서산간 지역에는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일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등 제약이 있다. 하지만,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공공 우정 서비스는 어느 지역에나 있다. 생활밀착형 공익서비스를 제공할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박상우 한국능률협회 수석연구원은 "소득, 지역, 세대 갈등과 양극화 문제 해결은 보편적 서비스 강화 필요를 의미한다. 도서, 산간, 벽지 등 지역 소멸이 일어나는 지역에도 택배 배송은 꼭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서 강한 정부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보편적 서비스로의 우정사업의 중요성 및 인프라 활용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우편사업 이외에도 우체국 인프라를 활용한 공적역할을 수행해왔으며 팬데믹 시에도 이러한 활동은 더욱 각광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강력한 인프라를 활용한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범부처 공적 전달 대행 체계로서 기능을 강화하는데 결론으로 모였다.

예를 들어, 우정사업본부는 2021년 4월부터 행정안전부의 '맘 편한 임신' 사업에서 협업을 해오고 있다. 이 사업은 2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진료비 지원, 엽산제 지원, 철분제 지원 신청을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우정사업본부는 엽산·철분제, 모자보건수첩, 자치단체 서비스 중 물품으로 제공되는 것 등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택배로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박 수석연구원은 "(우본의) 공적역할의 강화를 위해 본원적 기능과 인프라 영역을 강화해 민간 영역의 취약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도록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간과 협력구도 안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범부처 대국민 서비스 영역에서 적극행정으로 접근해 우본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역할 강화하는 우정사업본부…'등기'로 복지 사각지대 살핀다

우정사업본부의 그 동안의 사회 공헌 활동은 주로 봉사와 금융으로 이뤄졌다. 우정사업본부의 239개 봉사단에서 약 8100명의 직원이 지역에 기반한 불우이웃 지원, 재해·재난 발생 시 봉사 활동 등 수행하고, 휴면 보험금을 활용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지원 사업, 공익보험 보급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새로 시작된 사회공헌 사업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보편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공적 기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 등기' 사업이다.

'등기'라는 우정사업본부의 기존 사업·인프라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겠다는 것이다. 우체부는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담당 구역을 일상적으로 살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해 전기요금 등 체납고지서 과다 수령 가구 발굴 및 지자체 연계를 한다는 것이 사업의 골자이다.

또 복지 사각지대 의심 가구를 대상으로 국가·지자체 복지서비스 및 각종 맞춤 지원 정책 등을 주기적으로 등기 등 배송한다. 등기는 배달 완료를 보장하거나, 재배달, 반송 등이 관리되므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등에 쓰일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복지등기 미수령 가구, 체납 우편물 과다 가구 대상으로 지자체(복지 전문기관) 사례 조사를 통해 긴급 복지 제공, 사각지대 축소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예금의 창구망과 시스템을 개방해 민영금융기관이 적은 농어촌 지역에도 우체국 창구망을 통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코로나 재택치료키트 배송 등 공적 인프라를 활용한 공적 역할 수행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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