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선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을 두고 한쪽에선 '환영'의 뜻을 밝히며 출마를 요청하고 있고, 다른 쪽에선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더불어민주당 여론이 둘로 갈라졌다.
송 전 대표는 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도 1일 중 결정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반발 여론을 의식한 듯 막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내에선 현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항마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송 전 대표의 차출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찬성하는 쪽에선 송 전 대표가 국회의원 5선, 인천시장 등을 역임해 경험과 중량감이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지난달 25일 "서울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시대정신을 가장 잘 살리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경험이 있는 후보는 송 전 대표뿐"이라며 출마를 요청했다.
전용기 의원,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청년 정치인도 송 대표를 찾아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하며 "이번 6·1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선봉에서 들고 뛸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 김남국 의원이 지난 29일 송 전 대표가 머무는 경북 영천의 은해사를 찾아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하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의중도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에 송 전 대표 말고 대안이 누가 있느냐"라며 "정치는 명분보단 현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러난 지도부라는 점, 서울에 정치적 연고가 없다는 점을 꼽으며 송 전 대표 차출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송 의원과 함께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격인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28일 "큰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다음 선거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차출론을 일축했다.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진 안민석 의원도 지난달 29일 "서울과 아무런 정치적 연고가 없는 분이 출마하는 건 마치 경기도지사에 유승민 출마설이 있는 것처럼 생뚱맞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잡음으로 민주당 서울 지역도 반으로 갈라졌다.
서울지역 민주당 시의원 41명은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한 반면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국회의원 20여명은 전날 6·1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군에 대한 논의를 한 뒤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전날(31일)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주소지 이전 기한인 4월2일까지) 이틀이 남아 고민하겠다. 1일 정도에는 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다. 다만 출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출마를) 대비하기 위한 주소 이전을 마무리하고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면서도 "당 지도부에서 중진들에게 선택지의 폭을 넓혀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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