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1 계기비행 훈련 이륙 약 5분만에 충돌
낙하산 탈출에도 숨져…자세한 경위 조사
[파이낸셜뉴스]
낙하산 탈출에도 숨져…자세한 경위 조사
공군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2분께 사천기지를 차례로 이륙한 KT-1 훈련기 2대는 약 4분 뒤 비행기지 남쪽 약 6km 가량 떨어진 사천시 정동면 상공에서 충돌했다.
사고 당시 KT-1에서 비상 탈출한 탑승자들이 낙하산을 타고 하강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훈련기는 2인승으로 학생조종사(중위)와 비행교수(군무원)가 타고 있었고 사고 직후 자동비상탈출 기능에 의해 낙하산 탈출이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훈련기 한 대는 사천읍교회 인근 야산에, 다른 한 대는 인근 들판에 추락했다. 사고 직후 3명은 발견됐지만 1명은 수색 약 3시간 후인 오후 4시 22분경 인근 마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2명은 들판쪽에서, 다른 2명은 산쪽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로써 훈련 중이었던 탑승자 4명은 모두 순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 등은 군 당국이 정밀조사 중인 가운데 낙하산 탈출에도 불구하고 공중 충돌 과정에서 강한 충격 등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어 "사고당시 훈련기 잔해가 장령산 인근 민가 등 400~500m로 튕겨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훈련기 추락 지점 인근 사천읍교회에 교회 주변에는 크고 작은 비행기 파편들이 여기저기 발견됐다. 파편 일부에 의해 불이 나 연기가 발생하기도 헀지만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또 다른 기체가 추락한 교회 인근 옥정마을에는 주차된 승용차에 기체 파편이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면서 뒤엉켜 있었다. 파편은 가옥도 덮쳐 지붕 일부가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군과 소방당국은 헬기 2대와 소방장비 등 차량 28대, 133명의 인력, 수색견을 현장에 급파해 현장을 수습 중이다.
올 1월 F-5E 전투기 1대가 기체 이상으로 경기 화성시의 한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석 달여 만에 다시 군 비행기가 추락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공군은 신옥철 참모차장(중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사고 동일 기종인 KT-1 훈련기는 2003년 11월에도 비행교육 훈련 중 조종사 엔진 전자제어장치 스위치 조작 잘못으로 결론난 사고로 인해 1대가 추락 조종사 1명이 숨졌다.
또 지난 2016년엔 경남 사천기지에서 이륙한 이후 엔진이 꺼진 상황에서도 48㎞나 활공비행해 착륙에 성공한 기록이 있다.
1999년 1월 양산 1호기 생산에 착수한 KT-1은 2008년 8월 초호기가 실전 배치된 이후 지금도 100여대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가 될 훈련생들의 양성을 위해 기초 조종술을 익힐 때 사용하는 훈련기로 '웅비'(雄飛)란 별칭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독자기술 개발한 항공기다. 이착륙 거리가 각각 460m와 400m로 짧아 훈련용 기체로 적합한 기종이다.
KT-1은 출력 950마력의 터보프롭 엔진을 탑재한 프로펠러 항공기로서 최고시속 648㎞에 최대항속거리 1333㎞의 성능과 조종 안정성과 후방석 시계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체 길이 10.26m, 높이 3.67m 날개폭 10.6m의 KT-1은 최대이륙중량이 2495㎏이며 2명의 승무원이 탑승할 수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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