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마침내 노동조합이 들어설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스태튼섬의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이 1일(이하 현지시간) 표결로 노조설립안을 가결했다.
아마존에 첫번째 노조설립이 사실상 확정됐다. 노조는 어떡하든 막으려던 아마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노조 설립 여부에 관해 투표권을 갖고 있는 스태튼섬 물류센터 직원 8325명 가운데 2654명이 찬성, 2131명이 반대했다. 무효표는 67표였다.
표결이 정식으로 인정받으려면 미 연방기구인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노조설립이 실현됐다.
NRLB는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는 무효표들이 투표결과에 영향을 줄만큼 많지 않아 노조설립이 가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JFK8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스태튼섬 물류센터는 아마존의 뉴욕 시설 가운데 가장 큰 곳이다.
아마존은 회사 차원에서 노조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JFK8 시설의 벽을 "반대에 투표하자"는 배너들로 도배를 했다. 또 노조 반대 웹사이트도 만들고, 직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주간 단위 모임도 만들었다.
심지어 민주당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영향력 있는 컨설팅·여론조사 업체도 고용했고, 노조는 해 줄 수 없지만 회사는 지원해 줄 수 있는 혜택을 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노조 설립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회사의 업무 형태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아마존프라임의 핵심 사업방식인 '2일 이내 배송'에 관해 노조가 반기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개입하면서 작업 속도, 시간당 급여 등 그동안 회사가 독단적으로 결정했던 사안들도 협의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노조설립 캠페인을 주도했던 전현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아마존노조연맹(ALU)은 그동안 물류센터 생산성을 '좀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지나치게 높은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다.
또 회사 측에 임금 인상과 더 많은 유급휴가, 휴가비 인상 등도 요구해왔다.
JFK8 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찬성함에 따라 아마존의 다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노조 설립 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항한 아마존 사측의 방해공작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에서도 노조가 출범했다.
뉴욕주 버팔로 바리스타들이 지난해 12월 투표로 스타벅스 50년 사상 최초의 노조설립을 가결했다. 이후 지난달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도 노조설립이 가결되는 등 체인점 곳곳에서 노조설립 붐이 일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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