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박 前대통령이 후원회장"
홍준표·김재원 대결 속 변수
홍준표·김재원 대결 속 변수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가 전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보수진영 후보 간 공천구도를 놓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대선후보를 거친 당내 거물급 인사인 홍준표 의원과 옛 친박근혜계 좌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이미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는 판에 유 변호사가 이른바 '박심'(박근혜 전 대통령) 고리로 전격 등판하면서 구도 자체가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년 동안, 제가 여러분에게 보여드렸던 그 한결같음으로 늘 그리웠던 고향 대구를 위해 곧게 걸어갔다"며 "저의 후원회가 곧 만들어지는데 박 전 대통령께서 후원회장을 맡아주기로 하셨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복심을 자처하고 출마하면서 선거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대구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1998년 15대 국회부터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였던 점에서 이번 선거가 사면 뒤 대구 사저로 복귀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판가름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천절차가 본격화될수록 '박심' 지원 여부를 놓고서 주자들 간 격한 충돌이 예상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공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예측불허의 전면전도 우려되고 있다.
대구는 권영진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국민의힘에선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권용범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 전 회장, 정상환 변호사 등 6명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경선 패널티 룰 문제로 격돌한 바 있어 이번 경선도 자존심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초 공천 신청자 페널티를 현역 의원은 10%, 무소속 출마 이력자는 25%를 주는 방향에서 현역은 5%·무소속 출마 이력자는 10%, 또 중복감점은 없도록 재조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21일 당시 최고위원 신분으로 최고위에서 페널티 룰 마련을 주도하면서 홍 의원이 강력 반발했다.
이에 홍 의원은 "심판이 선수로 뛰기 위해 전례 없는 규정을 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김 전 최고위원을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의락 전 의원, 서재헌 대구시당 전 동구갑 지역위원장, 김동식 대구시의원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다만 전략공천 가능성이 남아 있어 후보군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의당에선 한민정 대구시당위원장이, 국민의당은 정용 전 대구시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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