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피해자들도 좋아했어요."
10대 남자 아이들 70명을 대상으로 유사강간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2021년 6월 구속된 최찬욱(26)이 성착취 이유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2021년 4월 피해자 신고를 접수한 대전 경찰은 같은해 6월15일 최찬욱을 검거했다. 최씨는 신상공개위원회에서 범행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피의자의 성명·나이·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그의 범행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속칭 '노예플레이'를 접한 그는 미성년자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알몸 사진을 받는 것도 모자라 실제로 만나 유사강간, 강제추행하는 범행을 저지른다.
30개의 SNS계정을 이용한 그는 총 65명의 남성 아이들에게 자신이 여성이라고 속이며 접근한 뒤 알몸 사진을 교환하자고 꾀어 피해 아동 등의 성착취 영상을 전송받았다.
각종 체위가 그려진 사진을 보내 자세를 따라할 것을 요구했으며, 16세 미만 피해아동 2명을 실제로 만나 5회 유사강간하고, 다른 1명을 3회 강제추행하기도 했다.
그가 사용한 SNS계정 이름은 13게이, 13변녀 등 대부분 미성년자로 속이려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말부터는 3명의 아동을 실제로 만나 차 안 등에서 유사강간을 하거나 강제로 추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사진과 전화번호를 함께 저장해 그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일부 피해자들이 최씨에게 그만할 것을 요구하자 지금까지 보내왔던 사진 등을 유출하겠다며 협박했다. 도리어 자신의 지시를 듣지 않을 경우 성적 정체성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관계를 끊지 못하게 한 것은 물론, 지속적인 성착취 대상으로 삼았다.
한 피해 아동이 그만두는 방법에 대해 묻자 알몸사진을 보내게 한 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사결과, 최씨가 소지한 아동성착취물은 6954개에 달했다.
하지만 최씨는 수사과정에서 "더 심해지기 전에 어른들이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하다. 저 같은 사람을 존중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고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재판에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장에 선 최씨는 "피해자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헷갈리는 것 같다"며 "제가 잘못한 부분은 반성하고 처벌받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직접한 행동이 아닌 것은 판사가 판단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아동복지법위반, 상습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 촬영물등이용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신상정보 공개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각각 10년을 명령했다. 보호관찰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8년간 범죄를 지속해 피해자가 70명에 이르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유인하려고 했다"며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를 일삼았고 실제로 만나 유사강간하기도 한 것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성착취는 신체·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아동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변명을 일삼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가 심리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열린 첫 공판에서 최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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