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집 있지만 공주에선 '월세' 사는 지자체장, 집 구입 약속 또 저버려
시민들 "공주에 집 못 사는 김정섭 시장 이해할 수 없고 이질감 든다"
김정섭 시장 “조망과 주차 등 여건이 좋아, 평당 200만원에 구입”
[공주=뉴시스]송승화 기자 = 김정섭 충남 공주시장이 끝내, 서울 목동 아파트를 팔지 않고, 관내에 100여평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시장은 지난해 타지에 집을 두고 정작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고향에선 ‘전세’ 사는 충남 유일 단체장으로 시민 정서와 동떨어진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추가 취재 결과 이마저도 ‘전세’가 아닌 ‘월세’로 보증금 2000만원 월 40만원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김 시장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소유의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있는 9억 8400만원 상당 아파트(72.76㎡) 한 채와 공주시 신관동 아파트(59.99㎡) 전세권을 신고했다.
여기에 지난해 재산 신고 때 없었던, 배우자 명의로 공주시 중학동 토지(339.70㎡) 2억 400만원을 추가로 신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시장이 1가구 2주택 즉, 다 주택자라는 불명예를 피할 목적으로 ‘주택’이 아닌 ‘토지’를 구입하는 꼼수를 썼으며, 공주시에서 하는 중학동 뉴딜사업에 대한 사전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아니냐는 의혹마져 제기되고 있다.
김 시장이 소유한 서울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30여년 된 2160세대 규모로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과 양천구청역에서 각각 400m와 900m 거리로 재건축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올해 김 시장이 신고한 목동 아파트 가격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9억 8400만원이다. 하지만 현장 시세는 이보다 4~5억 더 높은 가격으로 형성, 쉽게 매물로 내놓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 부부가 매입한 공주시 중학동 토지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20년 12월 신고된 금액인 2억 400만원에 구입했다. 이 중 1억 6800만원이 근저당대출로 잡혀 있어, 결국 김 시장 부부가 토지 구입에 쓴 비용은 20여%도 안되는 3600만원에 불과하다.
특히 매매 시점인 지난 2020년 12월 3일부터 현재(2022년 3월 31일)까지 해당 토지는 공터로 남아 있어, 집을 짓고 살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되는 상황이다.
지역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김 시장 땅, 바로 옆에 공용주차장인 ‘쌈지주차장’이 있어 집이나 카페 등을 지을 때 ‘가치’가 올라가며, 공주시가 발표한 중학동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겹치는 지역이다”라며 “특히 근현대사 유적 탐방로 조성 사업에 포함된 유적지 ‘선교사 가옥’과 불과 100여m도 떨어지지 않은 지역으로 투자하기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섭 시장의 공주 집 미보유 논란은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 정서와 동떨어진 처신이며, 귀농·귀촌 등 지역 이주를 장려해야 할 지자체장의 모순된 행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공주시민 A씨는 “지난해에는 서울에 집은 있지만, 정작 자신이 시장인 곳에는 집 없는 유일한 시장에서 이번엔 서울에 집도 있고 자신이 시장인 곳에 땅은 있지만, 그 곳에서 월세 사는 시장일 뿐이다”라며 “공주에 집 한 칸 못 사는 김정섭 시장을 이해할 수 없고, 이질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섭 공주시장은 “앞으로 공주 원도심에 주택 겸 사무실을 갖고 싶다는 바람으로 공주고와 영명고 사이 언덕에 있는 나대지(약102평)를 2020년 구입했다”라며 “집사람이 지인의 도움으로 시청과 제민천길에서 가깝고 조망과 주차(계획 중인 주차장 포함) 등 여건이 좋아 평당 200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섭 공주시장은 2년전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송구하며 공주에 집을 사 겠다"고 약속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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