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급격한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는 우리사회가 당면한 현실이다. 특히 고질적 병폐인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5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일자리 사례와 모델' 연구보고서에서는 4가지 유형의 지역사례 연구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우수사례는 러스트벨트형 '군산형 상생일자리'다. 전북 군산시는 GM 군산자동차 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따른 주력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관련 중소기업 클러스터를 통해 새로운 청년일자리 창출을 시도 중이다.
이른바 '군산형 상생일자리'는 오는 2024년까지 모두 1624명의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갖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까지 명신, 에디슨모터스명, 코스텍 등의 기업에서 모두 352명이 신규 채용되는 등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신대 황규성 교수팀은 군산형 상생일자리의 성공은 평균임금, 많은 일자리, 짧은 노동시간을 결합한 고용체제 구축을 통해 기업 간 상생, 노동자간 상생, 공단과 지역경제의 상생을 도모한데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대학소멸위기형 '광주·전남 및 경남의 지역혁신플랫폼'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서룡 연구위원은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한 광주·전남과 경남의 지역혁신플랫폼 사례를 비교 분석했는데 지역의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참여대학들이 공동으로 융합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 기업의 수요에 맞는 커리큘럼을 혁신하는 등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수도권 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지역혁신플랫폼은 지역대학들이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인재들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중소기업에는 R&D협력을 통한 생산성 혁신과 양질의 인재를 공급하는 모델이다.
원도심쇠퇴형의 '부산 영도구 도시재생일자리'사업도 눈길을 끈다.
부산 영도구는 대도시 지역임에도 원도심쇠퇴와 청년인구 유출로 '지방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지역이다. 이에 부산 영도구는 대규모 개발과 인프라 위주의 전통적인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지역주도로 도시재생과 일자리를 연계하고 주거복지를 개선하는 형태의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영도구 남항동은 수리조선 혁신을 통한 차세대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봉래 1동은 '대통전수방 프로젝트'라는 지역 전통산업 육성(노포 창업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풀뿌리공동체형 '경북 의성군 이웃사촌시범마을'이 조명받고 있다. 이 사업은 '사라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만들기 위해 경상북도와 의성군이 함께 2018년부터 의성군 안계면 일대를 '이웃사촌시범마을'로 지정·사업이 추진 중인 곳이다.
일자리 창출과 주거단지 조성, 생활여건 개선, 마을공동체 강화, 청년 유입 등 5대 분야 40여 개 사업을 진행한 결과 사업이 시작된 후 2년 반 동안 모두 162명의 청년인구가 유입(의성군 관외 유입참여자가 약 80%에 이른다)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호 고용정보원 센터장은 "이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지방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 새로운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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