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최근 대구지역 내 전통시장 화재가 잇따랐지만 상인들이 "시장 내 배치된 소화전과 소화기가 제 역할을 해내 큰 불길을 막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5일 저녁 대구 북구 칠성능금시장 1층에 있는 과일 점포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앞서 지난 2일 새벽 대구 남구 봉덕신시장에서도 한 점포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발생했다.
6일 오전 8시쯤에 찾아간 봉덕신시장 화재 현장.
화재 피해 상인 최모씨(61)는 "지붕이 내려 앉는 광경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 순간 40년 동안 담겨 있던 내 인생이 무너지는 것 같아 밤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 상인 김모씨(74·여)는 "내 손에 가족의 생계가 달려있는데 화재로 인해 손을 놓고 있으니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화재가 난 집을 찾아가 보상이라도 하라고 따져 묻고 싶다"고 했다.
이 불로 점포 8개가 모두 전소됐고 불꽃이 번져 주변 간판 등이 타 소방서 추산 5627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칠성능금시장에서 난 화재도 소화기가 큰 역할을 했다.
상인 석모씨(43)는 "점포에서 불이 났을 때 주변 상인들이 기둥에 설치된 소화기를 들고 진화를 했다. 작년에 한 식당에서 화재가 났을 때 소화기로 진화해 피해가 경미했다"고 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5년간 전통시장 화재 건수는 34건이었다. 2017년 9건에 비해 2021년 2건으로 화재 건수가 감소하고 진화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북구 칠성시장 음식점에서 불이 났지만 상인들이 소화기로 진화해 불은 5분만에 꺼지고 소방서 추산 3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2016년 좁은 골목 등의 이유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시장 내에 소화전을 설치해 매월 1번씩 용수 점검을 실시하면서 상인들을 대상으로 사용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 소화전을 이용해 불길을 막고 있었던 상인 서영조씨(71)는 "당시 화재로 인해 부탄가스가 터져 열기가 엄청났다. 불길이 다른 가게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화전을 끌어와 물을 계속해서 부었다"고 했다.
대구 북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가림·햇빛 차단 등을 위해 아케이드 설치공사를 진행하면서 점포마다 소화기 1대씩을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올해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전통시장과 동네에 소방전을 설치해 초기 진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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