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일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의 뉴노멀과 우리의 대응’에 따르면 최근 통상분쟁과 공급망 리스크 분산을 위해 각 대륙권별로 생산거점이 다원화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아시아의 생산거점이었던 중국의 역할은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나뉘고 있으며 유럽은 독일에서 프랑스, 이탈리아로 흩어지고 있다. 북중미의 경우 미국을 대체할 역내 유망 거점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향후 멕시코가 신규 거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권역별로 기존 거점을 대체할 수 있는 유망 신규 거점에 대한 확인을 위해 △역내무역 비중, △그린필드 해외직접투자(FDI), △거점국의 최종재 생산을 위한 해당 권역 내 부가가치 등을 기준으로 실증 분석을 실시하고 상기 3개 지표의 지수 상승 시 생산거점으로서의 지위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분석 결과, 제조업의 경우 ‘전기장비·기초 및 가공금속’ 등은 대만·독일·멕시코가 유망하고 ‘화학’은 대만·프랑스·미국이, ‘운송장비’는 인도네시아·독일·멕시코가, ‘식음료’는 인도네시아·이탈리아·멕시코가 특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지털 혁신을 통한 제조업의 서비스화와 함께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서비스업의 투입이 활발해지면서 서비스업의 거점별 특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사업 서비스’는 말레이시아·프랑스·미국이, ‘소매업’은 말레이시아·독일·멕시코가, ‘내륙 운송’은 중국·이탈리아·멕시코가 특화하는 등 점차 분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공급망 리스크 축소를 위해 가치사슬이 지역화되고 지역화된 가치사슬 내에서 생산거점이 다원화되며, ‘효율’보다 ‘안정’위주의 가치사슬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각 권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 상 ‘허브 국가’를 발굴하고 대체 가능한 공급선을 확대해 나가는 등 생산 네트워크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이제는 안정성, 연구개발, 혁신인프라 등 비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한편, 품질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제조공정 전·후의 서비스업 역할도 강조되는 추세”라면서 “우리 기업은 거점별 특화된 산업군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생산거점을 선정하는 전략을 구사함과 동시에 전문기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분야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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