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6일 휠체어를 타고 국회의사로 출근하며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체감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며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장애인 이동 문제'에 대해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장애인단체와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체험을 일회성 이벤트라는 식으로 평가절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오늘(6일) 아침 6시 봉화산역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 한 시간 반가량 이동하면서 제가 느낀 불편은 매우 컸다"고 말했다. 이번 휠체어 지하철 출근은 장애인인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는 "지하철을 타는 내내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면서 휠체어를 탄 제게 쏟아지는 시선이 의식되어 눈을 자꾸 아래로만 내렸다"며 "일상이 되더라도 무뎌지지 않을 고통이고, 누구도 적응할 수 없는 불편 그 자체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는 잠시 멈추었지만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는 물론 인수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장애인 이동지원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예산 반영과 보조금 지급을 촉구했다.
김태년 의원은 성남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로 출근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은 "고르게 깔린 보도블록, 지하철 역사의 대리석 바닥이 어찌나 반갑고, 또 오르막길은 왜 이리 무겁게 느껴지던지"라며 "지하철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는 '문자 알림 서비스' 안내문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 아침이었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도 SNS를 통해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며 "승강장 사이에 바퀴가 끼면 어쩌나 하는 초조함, 좌석이 있는 곳이 아닌 통로에 덩그러니 있어야 하는 어색함,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시민이 지하철 엘리베이터 문이 너무 늦게 닫힌다고 민원을 제기한 일을 언급하고 "그 20초는 한 명의 장애인 활동보조인이 엘리베이터마다 서 있는 것"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개선까지 안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인호 의원도 SNS에 글을 올리고 "국회에서 얼마 멀지 않은 집에서 출발했지만, 걸어서 이동하는 시간에 비해 휠체어를 이용하니 평소보다 3배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오늘 직접 겪어보니 출근길 시위를 하시는 장애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전용기 의원은 통화에서 "불편한 건 둘째치고 비장애인으로서 상상도 못했던 이동 동선에 다시 한번 충격받았다"며 "그 큰 광화문역에도 8번 출구에만 엘리베이터가 있어 한참을 돌아가야만 했다. 장애인의 시각으로 일상을 다시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에 반대입장을 주장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한 민주당의 이번 체험을 다룬 기사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시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퇴근길 지하철을 이용한 이동권 보장 시위에 대해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언급해 당 안팎에서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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