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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노을 예뻐 라이딩 즐겼던 곳인데"…잿더미 변한 영산강 갈대밭

뉴스1

입력 2022.04.07 07:04

수정 2022.04.07 07:04

전남 나주시 영산강 저류지 갈대밭(위)과 불이 난 뒤 갈대밭(아래)의 모습./뉴스1 © News1
전남 나주시 영산강 저류지 갈대밭(위)과 불이 난 뒤 갈대밭(아래)의 모습./뉴스1 © News1

(나주=뉴스1) 황희규 기자 = "저녁노을이 멋져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라이딩하던 곳이었는데 이젠 시커먼 잿더미만 남았네요."

6일 오후 찾은 전남 나주시 영산강 저류지 갈대밭. 식목일 발생한 화재로 드넓었던 갈대밭은 잿더미로 변했고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어 평소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겼던 곳이지만 화재 소식이 알려져서인지 2시간여 동안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전문가용 자전거를 타고 이 곳을 지나던 최모씨(42·여)는 "1주일에 한 번씩 꼭 라이딩을 하러 찾는 곳"이라며 "석양이 질 때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멋진 곳인데 이렇게 잿더미로 변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함께 있던 김모씨(47)는 이 곳에서 찍었던 해질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아름다웠던 곳이었다"며 "뉴스보니 담배꽁초 때문이라던데 시민들이 조금만 조심하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는 식목일이었던 지난 5일 낮 12시55분쯤 발생했다.

당시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광주소방과 공조해 장비 26대와 대원 64여명, 헬기 4대 등을 투입했다.


불은 5시간여만인 오후 5시50분쯤 완전히 진화됐지만 80만㎡의 갈대밭과 조경수를 태워 소방서 추산 1188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당시 화재를 목격했다는 김모씨(59)는 "난리도 아니였지. 소방헬기 여러대가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불 끄느라 애썼어"라며 "바람까지 더해 '저 큰불이 과연 꺼질까'란 생각에 걱정이 앞서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질무렵 노을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던 드넓은 갈대밭은 사라지고 대신 불에 탄 잔해만 흉물스럽게 남게 됐다.

앞서 이 곳 인근에서는 지난 2월27일에도 불이 나 갈대밭 5만㎡와 이동식화장실 등을 태우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 최초 발화지점 인근에 화장실이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담배꽁초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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