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지난 겨울 월동 중인 꿀벌 78억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폐사로 벌꿀 수급과 작물 가루받이(수분)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꿀벌 피해현황 및 대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평년 우리나라의 벌꿀 생산량은 약 1만4000톤으로, 수입산 1000톤을 포함해 1만5000톤 정도의 벌꿀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올겨울 꿀벌 폐사로 현재 양봉용 꿀벌 사육마릿수는 평년(255만봉군) 대비 6% 감소한 240만봉군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는 일부 피해를 입은 봉군의 벌꿀 생산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봉군들이 대체해 이번 꿀벌 폐사가 벌꿀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꿀벌 사육마릿수가 153만봉군으로 가장 적었던 2011년에도 농가에서는 2만톤 수준의 벌꿀을 생산했다.
작물의 가루받이(수분) 측면에서 살펴보면,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주요 곡물(벼, 밀, 보리, 콩 등)과 복숭아·포도는 가루받이하는 곤충 없이도 자가 수정이 가능하고, 사과·배 등은 곤충없이 꽃가루 분사기를 사용해 인공 수정하므로 꿀벌 피해가 작물 재배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가루받이에 꿀벌을 많이 활용하는 시설원예(하우스 과일, 채소 등) 분야는 일시적으로 꿀벌 구입이 지연되고, 봄벌 사육 수요가 겹쳐 봉군 가격이 상승하는 등 단기적인 꿀벌 수급 차질이 발생했다.
현재 시설재배면적은 5만2600ha, 꿀벌 사육마릿수는 240만봉군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시설면적 ha당 꿀벌 마릿수는 45.6봉군으로 평년(46.8봉군) 대비 소폭(2.6%) 감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제 작물 재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피해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농축산경영자금(융자)을 지원하고,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꿀벌응애류,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꿀벌 노제마병 등의 방제약품을 지원한다.
또 지역별 벌 구입자금 지원예산으로 전남 140억원, 경북 109억원, 경남 8억8000만원 을 편성했으며 전북, 제주 등도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생산자단체와 꿀벌 수급상황 점검을 강화하고, 농촌진흥청·지자체·농협 주도로 수정벌 공급농가 정보를 시설원예 농가에 제공하는 등 시설원예 농가 피해 가능성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최근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의 명확한 원인 규명과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한 현장 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 복구와 농가 지원에 나서는 피해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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