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해 서울시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노원구 집값이 올해 들어 주춤하다. 수요의 주요 지표로 볼 수 있는 외지인 매입 비율도 최근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따르지 못하면서 가격도 세 달 가까이 내림세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 64건 중 7건(10.9%)이 외지인이었다. 외지인 거래 비율은 지난해 12월 24.1%(87건 중 21건)에서 1월 18.1%(55건 중 10건)에서 10%대로 뚝 떨어졌다. 거래 건수도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초로 한 자릿수를 찍었다.
집값 상승기였던 최근 3년간 노원구에서는 아파트 거래 중 20% 이상이 꾸준히 외지인 몫이었다. 지난 2019년에는 6715건 중 1531건(22.7%), 2020년은 9849건 중 2168건(22.0%), 지난해에는 4434건 중 903건(20.3%)이 외지인 매입이었다. 아실은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재가공해 제공한다.
앞서 노원구에 외지인 매입이 몰렸던 것은 수도권에 거주하던 실수요자들이 그나마 집값이 저렴한 곳을 찾아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해 외지인 매입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수요가 몰리며 노원구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서울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12월 넷째주 기준 노원구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9.83%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에 1월 둘째주 하락 전환한 뒤 12주 연속 내림세다.
상계주공2단지 전용면적 60.5㎡(12층) 지난달 7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면적 9층 매물이 8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2000만원 떨어진 값이다. 지난달 거래된 70건 중 신고가 경신은 13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수천만원 하락한 거래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1년 중과 유예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매물도 증가 추세다. 노원구 매물은 3월31일 4100건에서 7일 4230건까지 3.1%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에서 1.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수준이다. 반면 강남구(-1.7%)와 서초구(-0.3%)는 오히려 매물이 줄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 추세 강화로 강북권 매물을 처분하고 강남으로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하락에 따른 눈치보기로 수요가 제한적이라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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