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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는 한중 관계 금기어...전철 밟지 말라" 中대사 경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8 04:00

수정 2022.04.08 06:31

싱하이밍 대사 "한중관계는 이웃이자 공동운명체"
"한반도 긴장, 中이 원하는 바 아니다"
한복공정 논란에는 "양국 문화의 다름과 독특함을 존중하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같은날, 尹 당선인, 주한미군 '심장부' 평택 험프리스 기지 방문...한미 동맹의 중요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1.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1.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단어가 중·한 관계의 금기어가 됐다"며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싱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기조연설에서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 관계가 양국의 공동노력으로 정상궤도를 회복하기는 했으나 아직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 대사는 "양측이 이 문제에 서로 다른 견해를 갖는 것은 정상적이며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에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국방부영상공동취재단 제공) 2017.9.7/뉴스1 /사진=뉴스1
경북 성주군에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국방부영상공동취재단 제공) 2017.9.7/뉴스1 /사진=뉴스1
싱 대사의 이날 발언은 한국의 새 정부가 사드 추가배치를 검토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을 두고 사드 추가 배치가 추진될 경우 한·중 관계가 어려워질 것임을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바 있다.

싱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들어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추이가 나타나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는 결코 중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싱 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해묵은 현안으로서, 그 근본 원인은 북한이 직면한 대외 안보 위협이 장시간 해소되지 않았고 북한의 안보 우려가 해결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미 간의 조속한 대화 재개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싱 대사는 또 한중관계를 "이웃이자 공동운명체"라고 규정했다. 싱 대사는 한중관계가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사생결단,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에서와 같은 상부상조, 동고동락하는 이웃이자 비바람을 이겨내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운명공동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수교의 초심과 전략적 자주성 유지 △상호존중 △호혜협력 확대 △한반도 안정 유지 △개방과 포용의 화이부동(和而不同) 추구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싱 대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제가 됐던 중국의 한복공정 논란에 대해 "양국 문화의 다름과 독특함을 존중하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문화는 그 뿌리가 같고 동양을 대표하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한 관계 발전과 국민 간 유대 강화를 위한 천혜의 조건"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 장병들과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2022.04.07.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 장병들과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2022.04.07. 사진=뉴시스
한편 중국 정부가 윤 당선인의 사드 추가배치에 대해 경고한 날, 윤 당선인은 주한미군 심장부인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했다. 1997년 대선 이후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 가운데 처음으로 국군부대보다 미군부대를 먼저 방문한 사례가 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북한의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국제 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한미 군사 동맹과 연합 방위 태세를 통한 강력한 억제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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