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전국 고검장들과 회의를 연다. 일선 검사들이 반발 조짐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어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고검장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는 지난주에 계획된 회의라고 대검은 일단 선을 그었지만 김 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서울과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고검장 등 검찰 수뇌부가 모인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선 검사들이 잇따라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강력 반발한데다 김 총장을 향한 비판까지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검수완박'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 과정에서 같은 당 출신 무소속 의원으로 자리를 채우면서 다시 불붙었다. 상임위에서 법안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 여야 동수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법안을 심의하는데, 이 안건조정위에는 비교섭단체가 있으면 무조건 1명을 포함해야 한다. 즉, 이번에 법사위로 자리를 옮긴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포함되면 민주당이 수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정권교체 직전 민주당이 '검수완박'에 필요한 법안을 강행하려 한다며 강력 비판했다. 검찰 내부의 비판 여론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권상대(사법연수원 32기)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은 이날 오전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미 지난해 공수처법, 탄소중립법, 사립학교법, 언론중재법 등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보임을 통해 안건조정위가 무력화됐던 사례가 있다"며 "이번 사·보임은 그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을 진심으로 믿고 싶지만, 다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복현(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은 "차라리 검수완박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입장을 표명하라"며 김 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직을 겨냥했다. 그는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라며 "앞에서 역풍으로 부니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 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 마냥 사라져 버린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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