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4선 중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남북 관계의 험로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량감을 중진 정치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현직 의원 차출에 대한 부담감과 권 의원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아직 통일부 장관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의원의 통일부 장관 임명 가능성이 최근 급부상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 의원은 주중 대사를 역임해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데 적임자란 평가다. 독일 통일과정에 대한 칼럽을 언론에 수차례 기고하는 등 관련 전문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의 법대 선배이자 지난 대선에서 대선캠프 해산 이후 선대본부장으로 선거를 이끈 점 등 윤석열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만큼 통일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 인수위부위원장으로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도 권 의원에게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현직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점은 윤 당선인은 물론 국민의힘 측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국회의원과 장관은 겸직이 가능하지만 상임위원회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국회 내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권 의원 본인도 통일부 장관직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참여보다는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지원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장관 보다는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권 의원 외에 통일부 장관에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과 김병연 서울대 교수가 거론된다.
김 전 차관은 20대 대선 과정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을 지냈으며 통일 관련 공약을 다듬었다. 김 전 차관은 윤 당선인에게 북핵, 대북 문제를 수시로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공공 싱크탱크 국가미래전략원 초대 원장이며, 북한 경제를 깊이 있게 연구한 학자로 꼽힌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오는 15일 전까지 자기 내각 후보자 인사를 모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새 정부 출범일인 5월10일을 기준으로, 인사청문회까지 3~4주 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 일정이다.
경제팀을 이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장에는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을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을 담당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경쟁자로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김경환 전 국토부 1차관과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는데, 김 전 차관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강성천 현 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보 부처 진용도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외교부 장관에는 미국통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자로는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의원이 있다. 박 의원이 장관에 기용될 경우 조 의원은 주미대사로 임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방부 장관에는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을 맡고 있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안보실장엔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과외교사로 불리는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 기용이 유력하다. 국가정보원장에는 국정원 출신이나 외부 안보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권춘택 전 주미 대사관 정무 2공사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을 비롯해 경찰 출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행안부 장관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지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도 물망에 올라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정철영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가 물망에 올랐고,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된다.
법무부 장관에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 등 전·현직 검찰 인사들이 오르내린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입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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