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김정현 기자 = 따뜻한 봄 날씨에 중부지방에도 봄꽃이 활짝 피면서 연일 상춘객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행락객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마스크를 벗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요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벚꽃길을 찾은 이정애씨(28·여)는 "코로나 시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오랜만에 본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안 될 것 같은데 막상 꽃구경 오니 좋긴 하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이씨는 "날씨도 좋아 축제 기분이 난다"며 "코로나가 끝나는 게 실감난다"고 미소를 지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됐다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여의서로 벚꽃길은 전날이 이어 일요일에도 나들이객으로 가득 찼다. 관할 영등포구에 따르면 보행로 개방 이틀째인 이날 오후 2시까지 4만8900명이 벚꽃길을 찾았다.
◇'구름 인파' 몰린 여의서로 벚꽃길…들뜬 시민들
이날 여의도 일대에는 구름처럼 많은 인파가 몰렸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벚꽃과 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가족, 연인과 함께 봄 풍경을 즐겼다.
한강시민공원으로 이어지는 여의나루역 인근에는 상인들이 돗자리와 음료수를 파느라 분주했다. 인근 주차장에는 드나드는 차량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눈도장'을 찍으려는 예비후보도 있었다.
일부 출입문을 개방한 국회 경내를 둘러보는 시민도 있었다. 연인과 함께 온 김정국씨(34·남)는 "국회 경내서 꽃 구경하는 게 사람도 적고 시야도 트여 더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자녀, 남편과 벚꽃길을 찾은 양모씨(41·여)는 "아이까지 다 걸렸다 완치돼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조금씩 (방역상황이) 풀리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그간 나들이를 못한 아이가 이제는 더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붐비는 석촌호수 벚꽃길, 난간에 기대 호수·벚꽃 '인증사진' 찍기도
역시 3년 만에 열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길도 인파로 붐볐다. 인근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9호선 송파나루역에서부터 밝고 화사한 봄옷을 입고 벚꽃길을 줄지어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강 너머 광진구에서 왔다는 신형진씨(21)는 "벚꽃길이 3년만에 개방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며 "사람이 많아 부담스럽지만 여자친구랑 둘 다 코로나에 걸렸다 완치됐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석촌호수에서는 난간에 기대 호수와 벚꽃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남편, 아이 등 가족과 함께 찾은 정은아씨(39·여)는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려 왔다"며 "날씨도 좋고 벚꽃도 예뻐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불법주차·쓰레기 무단투기…돗자리 깔고 먹고마시는 사람들까지
불법주차·쓰레기 투기 등 일탈도 일부 관찰됐다.
여의서로 벚꽃길은 이날 1개 차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몰리면서 영등포구가 단속에 나섰다. 몰래 주차하려다 단속 모습을 보고 급히 차를 돌리기도 했다.
전날 여의서로 벚꽃길을 방문하기 전 주차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했다는 김모씨(36·남)는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면 하루 4000~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많은데 굳이 위험하게 불법주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석촌호수 벚꽃길에서는 마스크를 내린 채 음료를 마시며 걷거나 인증사진을 찍겠다며 마스크를 벗는 시민도 있었다. 길가에는 이들이 버린 커피·도시락 용기 등의 더미도 보였다.
벚꽃길 옆 언덕에 돗자리를 깔고 마스크를 벗은 채 음식물을 먹고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송파구에 사는 최모씨(45)는 "벚꽃길을 몇년 만에 걸을 수 있게 됐는데 저렇게 마음대로 행동해서야 되겠는가"라며 "구청이 시민의식이 부족한 사례를 좀 더 철저히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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