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또는 보건범죄단속법 기소
수사기관 이해도 따라 임의 적용
수사기관 이해도 따라 임의 적용
10일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비의료인 문신 시술 관련 확정 판결은 전국 법원 1심에서 54건이 있었다. 여기에는 타투와 눈썹·입술 문신 같은 반영구화장, 문신 제거 시술 등이 포함됐다.
판결에 적용된 혐의는 '의료법위반' 아니면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이하 보건범죄단속법)위반'이었다.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제1호에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해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를 처벌한다"고 명시돼있다.
판결 54건 중 21건이 의료법위반이고 33건이 보건범죄단속법위반이었는데 처벌 수위 차이가 분명했다. 의료법위반으로만 처벌받은 피고인 16명 중 15명은 벌금형(평균 185만원)을 선고받았다. 1명은 형을 면제받았다.
보건범죄단속법위반만으로 기소된 23명도 모두 벌금형(평균 176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중 20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2~3년)가, 2명에게는 징역 1년이라는 실형이 선고됐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의료법위반보다 보건범죄단속법위반이 처벌이 크다"며 "법리적으로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했는데 영리 목적이 있으면 보건범죄단속법이, 영리 목적이 아닌데 처벌 필요성이 있으면 의료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영리 목적으로 시술을 했어도 의료법위반이 적용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광주 남구 소재 한 상가에서 6회에 걸쳐 합계 137만5000원을 받고 손님들에게 두피 문신 시술을 해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곽예람 변호사(법무법인 오월)는 "현실에서는 일선 수사기관의 이해도 등에 따라 다소 임의적으로 혐의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연간 비의료인 문신 시술 판결(전국 법원 1심 확정)은 2017년 74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줄고 있다. 문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돼 고소와 고발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우리 법은 문신을 금지한다기보다는 '불법 의료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타투이스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신고가 들어왔을 때 조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비해 문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짐에 따라 타투이스트를 고소하거나 고발하는 일도 적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