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2명 숨진 고시원 2층엔 벌집방 33개…"혼자 사는 분들, 안타깝다"

뉴스1

입력 2022.04.11 11:58

수정 2022.04.11 12:24

11일 오전 6시33분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조사를 마치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 이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17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2022.4.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1일 오전 6시33분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조사를 마치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 이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17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2022.4.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강수련 기자 = "대부분 혼자 사시고 일용직 하시는 남자분들이시죠."

11일 오전 9시쯤 불길이 미처 다 잡히지 않았던 서울 영등포구 고시원 앞. 50년을 한 동네에서만 거주한 어머니(66)를 둔 주민 A씨(42)는 <뉴스1>에 이렇게 설명했다.

40년 전 유치원이었던 건물은 고시원으로 바뀐 뒤 오갈데 없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터전이었다. 이들은 짧게는 1달부터 길게는 10년이 넘게 고시원을 지켰다. 불이 시작된 고시원 2층의 건평은823.58㎡(약 250평)로 벌집같은 단칸방 33개가 뺵빽하게 들어서 있는데 불은 순식간에 방과 방으로 옮겨 붙었다.

7년을 거주했던 고시원 주민 B씨는 "새벽에 일을 나갔는데 갑자기 고시원에서 문자가 왔다"며 "(사망자는)10년 동안 고시원에 살았던 거동이 불편했던 분인데 미처 피하지 못했던게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화재를 목격한 동네 주민 역시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많이 났다"며 "두 명이 구조돼 나왔고, 나머지 주민분들은 혼비백산하며 한 명씩 뛰쳐 나왔다"고 말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3분쯤 서울 영등포구 한 고시원 2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실화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은 6시5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소방인력 145명, 소방장비 42대를 투입해 3시간여만인 오전 9시39분쯤 완전히 진압했다.

사망자인 70대 남성은 전신 2도 화상을 입은 채로 고시원 휴게실에서 발견됐고, 60대 남성도 전신화상을 입고 복도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으로 바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고시원에 거주하던 다른 17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으며, 1명은 연기를 흡입했지만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사망자 중 한 명이 거주하던 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자들은 대피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과 경찰은 방화와 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고시원에는 간이 스프링클러가 각 방에 하나씩 설치돼 있었으며 화재 당시 약 10분간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불길이 강해 스프링클러만으로 진압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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