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물가를 고민하는 미국 정부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냈다. 미 백악관은 3월 물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및 식량 가격 상승 때문에 전월보다 크게 올랐다고 예측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3월 CPI 물가상승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때문에 벌어진 물가 상승 때문에 엄청난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를 언급한 뒤 “기존 CPI와 근원 CPI 사이에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국제적인 에너지 및 식량 시장의 혼란을 반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산유국인 동시에 비료와 밀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역시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다. 국제 유가는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위험해지자 급등한 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과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잠시 주춤해졌다. 그러나 식량 가격 상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키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러시아의 침공 이전보다 1달러(25%) 이상 급등했다”며 “이는 이번 CPI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하루 100만배럴 방출키로 하는 등 물가를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다.
미 노동부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9시 30분에 3월 미 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7.9%로 1982년 1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현재 미 금융가에서는 3월 CPI 상승률이 8.5%라고 보고 있다.
미 증시는 CPI 발표를 앞두고 물가 상승 우려에 급락했다. 11일 미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1.1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69% 떨어졌다. 특히 나스닥은 2.18% 급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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