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고기철 제주경찰청장이 12일 "자치경찰시대에 부응해 더 촘촘한 치안망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고 청장은 이날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제주경찰청 간 사무분담 등에 관한 업무 협약' 개정을 향후 역점과제로 꼽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실제 제주특별법에 명시된 자치권 보장 차원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원화돼 있는 제주 자치경찰의 사무 범위를 규정하도록 한 해당 협약은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한 지 2년이 다 돼 감에도 여전히 개정되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제주경찰청 자치경찰부서(생활안전·교통·여성청소년)와 기존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이 동시에 비슷한 사무를 보면서 현재 제주 곳곳에서는 치안인력 중복·과잉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 청장은 "증가하는 치안 수요에 경찰 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된 만큼 제주 자치경찰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당 협약 개정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고 청장과의 일문 일답.
- 제주지역 범죄 안전 지수가 7년 연속 최하위 수준이다. 개선 방안이 있다면.
▶제주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지역적·환경적 특성과 높은 음주율로 인한 다수의 주취상태 범죄 등으로 범죄분야 지표에서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범죄분야 지표 개선 노력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 관점에서 그동안 교통에 치중된 제주도 자치경찰단의 역할을 112신고 초동조치 등 범죄예방 분야로 확대하고, 제주도 자치경찰단에서 운영하는 행복치안센터를 24시간 체제로 운영하는 동시에 경찰관서에 포함시키는 게 필요하다.
범죄예방은 치안인력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설계) 등 자치경찰 관련 정책·예산·인력의 효율적인 결합도 중요하다.
제주경찰청은 자치경찰시대에 부응해 더 촘촘한 치안망을 조성하고 주민생활에 밀착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치안거버넌스 구축 및 치안사각지대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 자치경찰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제주경찰청 간 사무분담 등에 관한 업무 협약' 개정에 역점을 두고자 한다.
- 1호 정책인 '여성 대상 폭력범죄 현장대응 강화'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은.
▶제주경찰청 차장 주관으로 '여성폭력 대응 TF'를 구성해 Δ민감대응시스템 도입 Δ단계별 사건 관리체계 강화 Δ성·가정·데이트 폭력 및 스토킹 범죄 전수조사 실시 등 '여성폭력 현장 대응력 강화 대책'을 시행 중이다.
그 결과 최근 2개월 간 여성 대상 폭력범죄 대응 관련 모든 지표가 향상되는 등 해당 대책이 정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반복 신고율이 높은 가정폭력의 경우 112신고건수가 전년 동기대비 15.1%(1033건→877건) 감소했고, 데이트 폭력의 경우 사건 처리율이 전년 동기대비 8.1%p(11.2%→19.3%) 향상됐다. 특히 스토킹 사건 대응은 잠정 조치율 73.1%(전국 31.6%), 유치장 유치율 19.4%(전국 2.8%) 등 전국 최고 수준이다.
향후에도 여성폭력 대응 TF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사항을 점검·보완해 여성 대상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명품도시 제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중학생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촉발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강화'의 방향은.
▶내실화 계획을 통해 모든 경찰관들이 피해자 보호의 중요성을 한층 더 인식하고, 안전조치 신청서 접수부터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위험 원인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없는 한 피해자 보호 만으로는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안전조치 신청 사건 중 보복·재범 위험도가 높은 사건을 신속·집중수사 사건으로 지정해 2차 피해 예방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잠정조치와 (긴급)임시조치, 특히 유치장 유치도 적극 활용해 추가피해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겠다.
아울러 스마트 워치와 인공지능 CCTV, ADT캡스 CCTV 등 예방적 보호수단도 확대 보급해 2차 피해 위험을 최소화해 나가겠다.
- 일선 수사경찰의 전문성 향상 추진 현황은.
▶수사경찰의 책임이 증대되면서 사건당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한 사건 처리기간 지연은 현장 부담은 물론,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으로 직결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말 '책임수사 완수를 위한 사건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보다 적극적인 사건 관리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수사과장 주관으로 '사건관리 TF'를 구성해 주요 시책 추진사항과 사건 현황 등을 분석·관리하도록 했고, 경찰서 경제·사이버팀 사건 총 325건을 경찰청 반부패·사이버 수사대로 이관하기도 했다. 또 인사 발령시 전출자의 책임과 관리를 강화하는 '전출 전 자기사건 책임수사'를 제도화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수사 주체자로서의 일선 수사 경찰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 향상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 취임 100일 소감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고향 제주의 치안 책임자가 돼 제주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제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달려온 100일이었다.
제주경찰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지·격려해 주신 제주도민과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 그리고 경찰 동료 직원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중점 업무를 보다 내실화·고도화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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