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강승지 기자 = 과거 한 언론에 결혼과 출산을 암 치료 특효약에 비유하고, 여성환자 진료시 3m의 거리를 둬야한다는 칼럼을 작성해 논란이 커진 윤석열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에는 언론인들을 두고 "기자회견장에 몰려앉아 다리를 잔뜩 힘주어 오므리는 자세는 성기능,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시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3년 3월29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국소 온난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구 온난화가 근간에 세계적인 이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면서 "지구 온난화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는 사람들의 성화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성의 고환은 체온보다 1~2℃ 낮게 유지되어야 하며, 만일 그보다 높아지면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남성호르몬의 생산이 저하되어 불임과 성기능 장애의 원인이 될 수가 있다. 이는 맞는 이야기다"며 "그래서 예로부터 여자는 아래를 따뜻하게 하고 남자는 시원하게 하라고 했다. 난롯불을 쬐어도 남자들은 돌아서서 쬐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지구가 따뜻해진다고 과연 남성의 고환까지 따뜻해질까? 그렇다면 겨울과 여름의 체온이 달라야 하고, 여름에는 겨울보다 임신도 어렵고 성기능도 확연히 떨어져야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며 "인간은 항온동물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후 그는 '온난화'로 인한 불임이나 성기능 저하 등의 우려는 없어진 것일까라고 반문하고,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남성에게 국소 온난화의 대표적 주범은 노트북 컴퓨터"라며 "대체로 남성들은 앉아 있을 때 여성들보다 다리를 더 벌려서 허벅지 사이를 시원하게 하는 편이다.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를 쓸 때는 다리를 잔뜩 힘주어 오므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혹시 그 자세가 궁금하면 텔레비전에서 기자회견장에 몰려 앉은 기자들을 보면 된다"며 "이렇게 통풍을 차단하고 허벅지 사이의 온도를 올리며 고환을 압박하는 자세에서 설상가상으로 노트북의 바닥은 쓸수록 뜨거워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4년 뉴욕 주립대에서 '랩탑 컴퓨터 사용자의 고환 온도 상승'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근거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러므로 국소 온난화야말로 인구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생각은 비록 크게 '지구'에 두더라도 행동은 당장 '국소'부터 하는 것이 후세를 위해서 좋겠다"며 "노트북은 책상 위에 올리자"고 강조한 후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정 후보자의 과거 칼럼 내용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정 후보자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대구·경북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의창'이라는 칼럼 62개를 기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이슈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하는 성격의 글이었다"며 "마음이 불편하고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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