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DNA효소+초음파로 몸속 금속이온 찾아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3 12:00

수정 2022.04.13 12:00

UNIST 김건교수팀, 금속이온 탐지기술 개발
시설물 검사 이외에도 바이오·화학·의료 활용
UNIST 김건교수팀이 실험쥐 왼쪽 옆구리에 초음파 처리를 한 뒤 강한 형광신호를 얻어내 아연 이온이 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UNIST 제공
UNIST 김건교수팀이 실험쥐 왼쪽 옆구리에 초음파 처리를 한 뒤 강한 형광신호를 얻어내 아연 이온이 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김건 교수팀이 몸속에 DNA 효소를 주입한 뒤 초음파를 이용해 금속 이온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단일 세포 수준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살아 있는 쥐의 옆구리에서 아연 이온을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김건 교수는 13일 "이 기술은 체내 특정 성분 감지 및 추적, 세포 및 분자 활성화, 암세포 괴사, 약물 전달을 위한 나노입자 활성화 등의 바이오·화학·의료 분야에 널리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몸속의 금속 이온은 생리학적 기능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포 호흡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잘 녹는 탄산염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쓰이는 아연이 대표적이다.
아연 이외에도 철분, 나트륨, 칼륨과 같은 다양한 금속 이온이 몸 안에 존재한다. 또 몸 안에는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 이온도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금속 이온은 역할을 새롭게 규명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온 중금속 등을 정확히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생체 내에서 금속 이온을 분포를 볼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DNA 효소를 광학 레이저 등을 이용해 활성화 했는데, 레이저가 피부나 근육 속을 깊숙이 투과하지 못해 응용에 제약이 있었다. DNA 효소는 유전물질로 알려진 DNA를 변형해 만든 인공 물질로 생체 친화적 의료 진단 플랫폼 등으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초음파 시스템을 개발해 이 같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긴 작동 시간동안 특정 온도인 43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초음파의 열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절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온도가 너무 낮으면 센서가 충분히 활성화 되지 않아 금속 이온 감지 민감도가 떨어지며, 너무 높으면 살아 있는 동물의 조직이 손상된다.

연구진은 실제 살아 있는 쥐 옆구리에 DNA 효소를 주입한 뒤 30분 동안 초음파를 처리했다.
그결과, 초음파 처리를 하지 않은 부위 보다 강하게 형광 발색이 나타났다. 이는 초음파의 뛰어난 DNA 효소 활성화 기능을 입증한 것.

김 교수는 "이는 시설물 안전 검사나 영상 촬영에만 국한됐던 초음파 기술에 대한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의료·바이오 연구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 교수팀은 미국 텍사스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이번 연구결과를 최상위 화학 학술지 중에 하나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지난 3월 19일자로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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