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쌍용차 인수 사전의향서 제출
인수 시 KG스틸과 수직계열화 가능할 듯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KG그룹이 표류 중인 쌍용자동차 인수에 뛰어들었다. 인수에 성공하면 자동차강판 등에서 KG스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G그룹은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 측에 쌍용차 인수를 위한 사전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KG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는 과거 동부제철 인수 당시에도 KG그룹과 손을 잡은 바 있다.
업계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 것을 두고 KG스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G스틸은 동부제철 시절부터 자동차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강판을 직접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0년 전만 해도 냉연도금재 250만톤(t)을 생산하면 10%인 25만t을 차강판으로 판매했다. 당시 이수일 전 동부제철 부회장이 차강판 판매비중을 50%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을 정도로 차강판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에 인수되고 현대차그룹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동부제철 차강판 사업은 급격하게 쇠퇴했다. 현재 KG스틸의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KG그룹으로서는 쇳물에서부터 완성차까지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이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면 KG스틸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커진다. 자동차강판은 일반 냉연도금재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좋은 제품군 중 하나다. 쌍용차로의 차강판 공급량이 늘어나면 KG스틸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를 늘릴 수 있는 일거양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로서도 쌍방울그룹보다는 시너지가 기대되는 KG그룹으로 인수되는 쪽을 선호할 것"이라며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쌍용차 인수에 임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기존 에디슨모터스를 비롯, 쌍방울그룹까지 참여하며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금융 제공 계획을 철회해 KG그룹으로의 인수 가능성이 커졌다.
KG그룹은 국내 첫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회사다.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이런 KG그룹이 쌍용차까지 품에 안으면 자동차, 철강, 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이 또 한번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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