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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장애인컬링선수, 네일아트로 부캐 인생 살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4 18:35

수정 2022.04.14 18:35

제주항공 장애인표준사업장
카페 ‘모두락’의 김지수씨
청각장애인 컬링 대표선수
제주항공 카페 정직원으로 채용
네일아트로 안정적인 삶 찾아
[fn이사람] “장애인컬링선수, 네일아트로 부캐 인생 살아요”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문화의식이 높아지면서 장애인의 여건이나 환경이 과거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는 커다란 벽이 존재한다.

제주항공은 '모두가 즐겁자'라는 비전으로 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 항공사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모두락'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관리자 2명, 장애인 직원 19명에서 지금은 관리자 6명, 직원 50명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모두락에서는 네일아트, 카페테리아, 헬스키퍼, 환경미화 등 모두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김포공항 모두락 카페 1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수씨(사진)는 청각장애인으로 2017년 모두락 설립과 함께한 창립멤버로, 현재 제주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네일아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김씨는 "우연한 기회에 네일아트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고 2016년까지 직업능력훈련원에서 교육을 마쳤다"면서 "이후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더 배우고, 알고 싶어서 모두락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햇수로는 근무한 지 5년이 됐지만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근무를 하지 못했다. 모회사인 제주항공도 국제선 여객 급감으로 휴직 직원이 늘어난 데다 대면서비스를 해야 하는 네일아트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피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김씨가 말하는 모두락만의 최대 장점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장의 상당수가 계약직으로 채용을 하면서 항상 고용불안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락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자회사이지만 제주항공 직원이 받는 모든 혜택은 모두락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직원은 물론 부모님들에게도 만족도가 가장 큰 부분이다. 무엇보다 김씨와 같은 사회초년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적응하고 또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김씨는 "모두락은 전 직원을 정직원으로 하고 있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면서 "주변을 봐도 내 자녀가 제주항공에 다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 부모님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입모양을 보고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서비스를 받는 제주항공 직원들과의 유대감이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원들이 포스트잇에 메시지를 적어줄 때는 일하는 보람을 크게 느낀다. 김씨는 네일아트 외에 또 하나의 일을 하고 있다. 바로 농아인 컬링 대표선수다. 고등학교 때부터 컬링을 시작해 2019년 농아인 올림픽과 2022년 농아인 세계컬링선수권대회에서는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주중에는 근무를 하고 주로 주말에 컬링 훈련을 한다. 회사에서 대회 참가나 기타 일정 등에 대해 배려를 해주면서 선수생활과 병행할 수 있게 됐다.
김씨는 "회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회사의 배려로 네일아트와 컬링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면서 "조만간 진행되는 전국농아인컬링선수대회와 2년 뒤 세계농아인올림픽대회(데플림픽)에 참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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