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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에서 ‘우리끼리’로 진화한 뉴리치 문화.. 주거 시설에 속속 도입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5 16:13

수정 2022.05.04 09:55

사운즈 한남 오르페오
사운즈 한남 오르페오

[파이낸셜뉴스] 소규모의 사적 네트워크를 즐기는 뉴리치 성향이 주거 시설에도 도입되고 있다.

15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삼성로에 분양 중인 '아티드' 오피스텔의 '살롱'과 '아지트'라는 이름의 커뮤니티 공간이 눈길을 끈다. 간단한 식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이닝, LP라운지 등을 함께 배치한 이곳은 입주민들이 지인들과 함께 문화와 정보를 공유하는 비밀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아티드에는 최고급 음향시설이 갖춰진 입주민 전용 상영관 '오르페오(가칭)'도 조성된다.

하이엔드 오디오 플랫폼 'ODE Villa'에 갤러리를 마련해 이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한남동과 부산에서 음악영화, 클래식, 오페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상영관 '오르페오'를 운영하는 ODE가 아티드의 입주민 전용 상영관 운영을 맡았다.

분양 관계자는 '뉴리치'로 표현되는 요즘 상류층의 성향을 고려해 이 공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면서도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에 비중을 두고, 민감한 감성과 확실한 취향의 문화적 욕구를 가진 뉴리치가 원하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소규모의 사적 네트워크를 즐기는 뉴리치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특별한 소수로서 그들만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즐기는 것이 뉴리치의 모습이다. 하나금융그룹이 금융자산 최소 30억원 이상의 소수 고객을 상대로 운영하는 점포 '클럽원한남'이 내부에 라운지, 와인바를 들여와 고객들의 사교의 장으로 꾸민 것도 이 같은 뉴리치의 성향을 공략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는 아지트형 공간이 조성된 하이엔드 상품의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개인화된 성향의 뉴리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이엔드 주거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며, 그들의 성향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사교 공간이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삼동에 공급되는 더 갤러리 832는 내부 커뮤니티 시설에 회원제라는 문화적 개념을 도입했다.

입주민에게 멤버십 자격을 부여하고, 클럽 회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시설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시설로는 운동시설 외에도 클럽 라운지&바와 스카이 풀, 샴페인 부스 등 회원끼리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형태의 공간을 제공한다.

더 갤러리 832를 공급하는 나이트프랭크의 최유나 한국지사 대표는 "하드웨어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그들만의 교류의 장, 소셜 허브를 제공하는 것이 최근 하이엔드 주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올 초 분양을 시작한 펄세이 삼성에도 입주민이 소규모 소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와인바 '와인 앤 페이퍼'를 비롯해 최고급 음향과 영상 시설이 구비된 멤버스 라운지 공간이 조성된다.

이 외에도 서초동의 엘루크 서초는 입주민에 한해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공간 '루크니티'를 조성하며, 부산에서는 아틀리에933이 지인들과 함께 쿠킹, 카페 등을 즐길 수 있는 사교 공간 '프라이빗 아틀리에 라운지'를 조성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성북, 평창동 담장 높은 대저택에서 외부와 단절하고 가족단위의 삶에 집중했던 것이 1세대 부촌의 모습이라면 타워팰리스 등 도심지의 고급 주상복합으로 나와 입지적 편의성을 회복한 것이 2세대의 모습"이라며 "3세대는 보다 개인화된 뉴리치의 성향에 맞춰 소수가 즐기는 사교 공간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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