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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지난해 아내와 함께 9만6000원대에 모든 자산을 넣었는데 지금 30% 넘게 빠졌다. 이제는 손절을 할 수도 없고 버티자니 5만원대까지 떨어질까봐 불안해서 아예 증권 앱을 지웠다.”(50대 최모씨)
삼성전자가 또 다시 1.33% 하락하며 6만6600원을 기록, 3거래일 만에 '연중최저가'를 갈아치우자 개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영업이익률 45%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를 내놓았고, 시장에 진입한 인텔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개미들은 주가가 더 빠질까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전거래일 대비 900원(1.33%) 내린 6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6500원까지 하락하며 3거래일 만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만 신저가가 다섯 번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기록해오다 13일 2.54% 반등했지만 14일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406억3900만원, 2036억7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난달 25일부터 16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약세는 미국 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를 꼽는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심리 악화에 불을 붙였다. 그동안 반도체 수요를 견인한 IT수요도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8만원 후반대에서 9만원 초반대 들어간 투자자들은 7만원대를 마지노선을 봤으나 6만5000원대까지 위협하면서 손절까지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종목 토론방에는 "666으로 끝난 게 불길하다" "드디어 지옥문이 열렸다" 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와중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1·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돈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외국인들이 더 빠져나갈까봐 개미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TSMC도 최근 주가가 박스권에서 머물다가 하락하고 있지만 화가 난 개미들은 차라리 미국 TSMC 주식으로 갈아타는 게 낫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TSMC는 1·4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포인트 높은 45.6%라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3.9%p 상승했다. TSMC 1·4분기 영업이익은 2237억9000만대만달러(약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늘었다. 매출액은 4910억8000만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성장했다.
TSMC 매출은 업계 2위의 삼성전자 파운드리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은 7조원 안팎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파운드리로 돌아온 인텔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인텔은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입해 만든 오리건주 힐즈버러 연구공장 '모드3'를 공개하며 반도체 제조 기술 선두를 탈환하겠다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1.6배 수준이었지만 주가 저점 기간에는 PBR이 평균 1.2배 수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며 “현재 PBR은 1.35배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 평균인 PBR 1.2배까지 떨어지면 6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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