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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127명 성폭행한 전대미문 연쇄 강간범 대전 발바리

뉴스1

입력 2022.04.17 06:01

수정 2022.08.17 15:45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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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2006년 1월 18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PC방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 강간사건의 범인이 체포됐다. 연쇄 강간범을 일컫는 속칭 발바리의 단어를 만들어 낸 장본인인 이중구(61)였다.

이중구는 1998년 2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7년 8개월동안 77회에 걸쳐 127명을 강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범행수법은 항상 유사했다. 여성들이 거주하는 가정집에 침입해 결박한 후 강간하는 수법이었다.


또 대부분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이씨의 첫 범행은 1998년 2월 7일 7시 30분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벌어졌다. 보일러 수리공으로 속여 침입한 이씨는 16만 6000원을 빼앗은 후 여성 2명을 잇따라 성폭행했다.

당시 그는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요금을 두고 다툼이 있었던 여성의 집을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요금 시비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침입했는데 속옷을 안 입고 자는 것을 보고 욕정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이후 이씨의 범행은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창문을 깨고 들어가 범행을 벌이는 등 혼자 사는 여성과 단체로 거주하는 경우에도 범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전 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 경기 오산 등 범행지역을 전국으로 넓힌 이씨는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등 침입수법도 대담했다.

1999년 10월 22일 오전 8시 10분쯤 대전 서구 탄방동 한 빌라에 가스점검을 하러왔다며 가정집에 침입한 이씨는 10만원을 강취한 후 피해자를 수건으로 결박해 강간했다.

2000년 9월 29일에는 대전 서구 용문동의 한 자택에 침입해 여성 4명을 결박한 후 21만원을 강취했다. 1명을 강간하고 3명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 회부된 이씨는 정신감정 결과 불우한 성장과정으로 인한 자신감 부족, 부정적인 자아상, 대인관계 고립 등 부정적 성격특징이 관찰됐다.

성도착증도 있었다.

정신감정을 맡았던 의사는 “이씨는 누군가를 제압하고 영향력을 끼친 것에 대한 자기도취적 보상감을 제공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딸이 있었던 이씨는 “내 딸이 성폭행 범죄를 당한다면 슬플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검찰은 역대 최악의 연쇄 성폭행범인 이씨에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로 이씨가 연쇄 성폭력 범죄와 강도범죄를 저질렀지만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가하지 않은 만큼 처분이 어렵다”며 “다만 전대미문 수준의 범행 대부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왜곡된 성의식 때문에 타인은 물론, 자신의 가정도 무너뜨린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가 포용하기에는 사회적 위험성이 너무나 크지만 사형을 선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이씨 모두 상고하지 않으며 무기징역 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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