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권영미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자녀들의 경북대의대 편입 특혜 논란에 이어, 경북대병원장 재직 시절 업무추진비 과다 사용, 외유성 출장 등과 관련한 비판이 제기됐다.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기로 했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9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정 후보자는 이번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후보자의 해명이 각종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수차례 해명에도 정 후보자를 향한 비판은 연일 커지고 있어서다. 국민의 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16일)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주장해온 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는 "정 후보자는 개인의 억울함이 있더라도 대의를 보고 한 발 물러서서 신정권의 순조로운 출발에 같이 힘을 보태야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게시하며 "2019년 8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시로 전방위 압수수색을 했던 검찰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검찰은) 내 딸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수색을 해갔다"고 꼬집었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의대 편입에 아빠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다.
정 후보자 딸과 아들은 각각 2017년, 2018년에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정 후보자는 2014년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을 거쳐 2017년 원장으로 부임해 2020년까지 근무했다.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시점과 겹친다.
두 자녀 모두 아버지가 재직 중인 경북대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고, 봉사 점수는 편입 서류 평가에 반영됐다.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 때 구술평가 만점을 준 교수들은 정 후보자의 경북대 동문, 논문 공동집필 저자라는 의혹도 있다.
아빠찬스와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점도 아픈 부분이다.
정 후보자 아들은 편입시 자기기술서 경력 사항으로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2015년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매주 40시간씩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적었다.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한 기간인 2015학년도 2학기에는 19학점 수업을 수강했다. 당시 정 후보자 아들은 경북대 전자과를 다니고 있었다. 주당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학업과 병행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정 후보자 아들은 해당 산학연계 헬스케어 사업에 3개월만 참여했다. 이 사업은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9개월 동안 진행됐다. 사업이 끝나가는 시점에 합류했는데 학생연구원 경력을 인정받았다. 경북대 헬스케어 사업은 당시 이 학교 의대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정 후보자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자녀 편입과정에서 경북대 의대 부원장,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정 후보자 입김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과 전문의 출신인 정 후보자가 사회 복지·연금 개혁 등 정책에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대병원은 정 후보자 재임기간 3년이 포함된 4년간 86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정책 및 운영 수장으로서 역량을 검증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도 2017년, 2018년 10개 국립병원 중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각 연도별 경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는 Δ2017년 1708만2470만원(8월 이후 654만3870원) Δ2018년 1277만3500원 Δ2019년 1269만3500원 Δ2020년 598만3000원(8월 이전 310만원)이다. 2017년 362만원, 2018년 185만원을 쓴 경상국립대병원과 200만원대를 쓴 강원대병원 등에 비하면 8배 가량 많이 사용한 셈이다.
이밖에 Δ정 후보자 본인이 경북대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과 2019년 미국으로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의혹 Δ척추질환을 사유로 4급 판정을 받은 정 후보자 아들이 병원에서 환자 이송업무를 담당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사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자신의 인선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답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퇴의혹에 대해 "엉뚱한 이야기까지 띄워가며 집요하게 제가 사퇴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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