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서울에서 칼국수 한 그릇에 8000원이 넘는 시대가 왔다. 국제곡물 가격 상승 여파로 밀가루로 만드는 외식 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제곡물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과 곡물 주산지의 이상 기후로 2020년 하반기부터 계속 오르고 있다. 최근 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한 것도 국제곡물 가격을 흔들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8115원으로 1년 전보다 653원(8.8%) 더 올랐다. 서울의 칼국수 평균 가격이 8000원대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가루가 주 재료인 다른 외식 메뉴들도 많이 올랐다. 지난달 서울의 짜장면 평균 가격은 5846원으로 1년 전보다 500원(9.4%) 상승했다. 냉면은 1만원 시대를 맞고 있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은 평균 9962원으로 전년 대비 885원(9.7%) 올랐다.
단적으로 서울 성동구의 한 칼국수집은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을 지난해 말부터 8000원으로 올렸다. 이전까지 8000원 하던 김치전은 1만원으로, 1만3000원인 해물파전은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칼국수 면을 사다가 칼국수를 만드는데, 면 한 상자 가격이 5000원이나 올라 어쩔 수 없이 칼국수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칼국수뿐 아니라 야채 가격도 모조리 올랐다"며 "수입 고기를 쓰는데 1㎏에 8000원 하던 게 1만2000원이나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식비 상승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해외 곡물 시장 정보에 따르면, 밀, 옥수수, 콩의 올해 3월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선물가격은 평년 3월 대비 각각 137.7%, 102.1%, 72.0% 상승했다.
국제곡물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 및 곡물 주산지의 이상기후 발생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으로 흑해지역 곡물 수출량 감소 우려와 주요 곡물 수출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맞물리며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KREI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 및 내년의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은 10~20%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곡물 가격 상승세는 상당 기간 유지될 조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