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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지고 배꽃 피었네"…배 주산지 천안 성환, 배꽃 활짝

뉴스1

입력 2022.04.17 13:32

수정 2022.04.17 13:32

천안 성환읍 왕지봉 일대에 핀 배꽃(천안시청 제공) © 뉴스1
천안 성환읍 왕지봉 일대에 핀 배꽃(천안시청 제공) © 뉴스1


배꽃 인공수분 작업.© 뉴스1
배꽃 인공수분 작업.©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벚꽃 진 아쉬움을 배꽃으로 달랜다.

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른 17일 낮 12시, 충남 천안시 성환읍은 한겨울 함박 눈이 내린 듯 곳곳이 하얗게 뒤덮였다. 배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것이다. 주로 가로수로 식재돼 길게 늘어선 벚나무와 달리 과수 생산을 위해 넓은 면적에 군락을 이룬 배밭이 언덕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핀 배꽃은 파도가 치며 생긴 하얀 포말처럼 마을을 넘실댄다.


천안 성환은 신고 배의 대표적인 주산지다. 천안 배 재배 면적(약 970ha)의 대부분이 성환읍에 밀집돼 있다. 매년 4월이면 가는 곳마다 배꽃을 마주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성환읍 율금리의 왕지봉 일대는 천안 12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매년 배밭 사이를 걸으며 배꽃을 감상하는 걷기대회가 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3년째 열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매년 이 지역을 찾아 봄 기운을 만끽한다.

최모씨(54·여)는 "매년 피어나는 꽃을 보며 봄이 찾아왔음을 느낀다"며 "벚꽃이 일찍 져 아쉬운 마음을 배꽃을 보며 달랜다"고 말했다.

하얀 꽃이 뒤덮인 나무 아래는 솜털 달린 긴 막대기를 쥔 사람들이 분주히 손을 놀렸다. 배꽃 인공 수분 작업이다.

배꽃은 자가 수분이 되지 않아 꽃가루를 채취해 인공수분을 해야 한다.

다른 품종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솜털 막대기에 묻혀 일일이 배꽃에 다시 옮겨줘야 한다.

배꽃 개화시기가 짧아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농민들이 고령화된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노동자도 크게 줄어 일손이 부족하다.

농민 김모씨(61)는 "인공수분 시기를 놓치게 되면 착과율이 떨어져 수확량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적기에 수정하는 것이 한해의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매년 지역 사회가 힘을 보탠다.

천안시는 시 자원봉사센터와 농작업 지원단, 농협중앙회 등과 함께 '일손돕기 지원창구'를 운영해 는 기관단체와 기업체, 대학생, 국군장병 등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소규모 고령농가 등에 우선 투입된다.

박상돈 천안시장도 지난 15일 성환읍 송덕리의 한 농가를 찾아 손을 보탰다.


박상돈 시장은 "지난해 과수화상병으로 과수 재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재해없이 풍작을 이뤘으면 좋겠다"며 "이상기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농가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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