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직 낯선 '롱 코비드'…증상 200가지, 완치자 30~40% 고통 호소

뉴스1

입력 2022.04.18 06:47

수정 2022.04.25 09:11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감염 의심자에게 증상 발현 후 3개월 이내부터 최소 2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했다. '롱코비드(Long Covid)'는 이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 뉴스1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감염 의심자에게 증상 발현 후 3개월 이내부터 최소 2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했다. '롱코비드(Long Covid)'는 이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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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란병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예원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란병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클리닉 (명지병원 제공) © 뉴스1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클리닉 (명지병원 제공) © 뉴스1


[편집자주]코로나19로 인한 족쇄였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 만에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가볍게 스쳐 지나간 이들도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증세와 강도도 저마다 다르고 이를 규정한 정확한 의료적 명칭도 없지만 먼저 사회적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해외의 사례를 들며 '롱 코비드'라 부르기 시작했다. 전 국민 3명 중 1명이 확진자라는 현실에서 코로나19 후유증 문제는 일상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넘어야 할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오고 있다.

(서울=뉴스1) 특별취재팀 = 18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적 해제로 우리 사회는 드디어 일상 회복의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후유증'이라는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코로나19가 완치된 후에도 몇 달이 지나도록 원래의 몸 상태를 되찾지 못한 채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은 우리보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확진자의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일명 '롱 코비드'에 주목해왔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상황 파악이 덜 됐는데,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와 의료 체계도 후유증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됐다고 조언한다.

<뉴스1>은 10여 명의 전문가 자문과 국내외 연구 자료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정보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종합하면 롱 코비드의 증상 종류와 정도는 다양했고 발생 비율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

◇최소 3개월 가는 '후유증'… 코로나19 감염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

-요즘 '롱코비드'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무슨 의미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감염 의심자에게 증상 발현 후 3개월 이내부터 최소 2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했다.

'롱코비드(Long Covid)'는 이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 시점부터 4주일 뒤에 보이는 증상을 정의한다. 우리나라에는 구체적인 정의가 아직 없다. WHO 정의를 따라 연구를 주문할 전망이다.

-보통 어떤 후유증을 앓나?
▶주로 기침·가래·인후통·호흡곤란 등 급성기(코로나19 감염 후 4주 이내)의 잔여 증상이나 피로감·두통·기억력 또는 집중력 저하·후각 또는 미각 상실 등이 나타난다.

우울감·불안 등 정신적 증상이나 장염과 탈모도 조사됐다. 보고된 증상의 종류는 200여 가지에 이르며, 환자 1명이 동시에 느끼는 증상이 20여 가지 이상인 경우도 있다. 증상의 정도도 다양하다.

-확진자 중 몇 퍼센트가 후유증을 경험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코로나19 확진자의 30~40%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과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미국의 코로나19 회복 환자 27만여명을 조사한 결과 37%가 하나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시기였던 2020년 4~5월, 이탈리아 로마 의료진들은 감염 후 회복 환자 143명을 2개월 동안 추적 관찰해 87.4%가 피로·호흡곤란·기침 증상에 시달린 것을 확인했다.

소규모 대상 연구로는 5~10%의 확진자에게서 후유증이 조사됐다. 이탈리아의 연구처럼 일부 국내 연구에서도 60~70%의 환자가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후유증 관리가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팬데믹을 경험한 해외 사례들을 근거로 든다.

-후유증의 기준이 있을까?
▶격리 해제 직후의 증상은 시간 경과 또는 병·의원 진료에 따라 호전될 수 있다. WHO 정의처럼 3개월 이내에 최소 2개월 이어져야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3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는데 일부는 6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 또한 1년 이상, 후유증이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 있을까?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다면 가능성이 있다. 감염 초기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높거나 특정 자가항체가 있어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난 사람들에게 후유증이 오래갔다.

어르신은 심각한 후유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은 두통·복통 증상, 불안·우울증 발생 비율이 높았다.

접종 완료자가 접종 미완료자보다 후유증이 적고, 발생해도 증상이 약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반론'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오미크론 이후 신종 변이가 나올 가능성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 후유증 정도와 발생 비율이 다를까?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가 델타 변이 또는 그 이전 우한발 바이러스에 관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최근에 나타난 데다 국내 유행도 계속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종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상기도(콧구멍 또는 입에서부터 후두까지의 호흡기계)를 감염시킨다. 상기도 손상이 흔해,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인후통을 호소할 수 있다.

종전 유행 때는 입원 환자 대상의 후유증 연구가 많았다. 무증상·경증 확진자에게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고,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어른보다 후유증에 잘 걸릴 수 있나?
▶우선 어른보다 증상 호소가 잘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소아·청소년 감염 대다수가 최근이라, 성인보다 연구가 덜 됐다.

영국에서는 환자가 지난해 10월 7만여명에서 올해 1월 11만여명으로 늘었다. 덴마크에서는 청소년 약 2만4000명을 관찰하니 장기적으로 감정 소모나 사회기능 저하, 결석 등의 문제가 인지됐다.

노르웨이에서는 소아·청소년 약 70만명 대상으로 관찰했을 때 감염 후 6개월까지 호흡기 증상 때문에 병·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전문가 "호전되지 않고, 나빠지면 병원 방문…너무 불안해 마라"

-기억력, 인지력이 떨어진 것 같은데, 롱 코비드 아닐까 불안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영향을 준다거나, 면역 기능들이 과하게 반응해 뇌가 위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 있다.

최근 머리가 멍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안개)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신경정신의학 교수는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거나 나빠질 경우에 병원을 방문해달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들에게 격리 과정 또는 격리 해제 직후 사회적,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울·불안한 경우에도 일상생활 리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사람들과 연락하며 소통하는 게 좋다. 적절한 운동과 수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각·후각을 잃었는데 회복할 방법이 있을까?
▶미각·후각 저하는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충분한 수분을 유지하는 게 도움 된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계속 기침도 나온다. 후유증일까?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섬유증 등 호흡기계 합병증을 우려할 수 있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에 상처가 생겨 폐가 딱딱해지는 병으로 장기간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을 알아내 미리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 폐렴을 앓지 않았다면 폐 섬유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지에서 간질간질한 기침이 이어진다는 경우도 많다. 감염 후 8주가 지나서도 기침이 이어지면 만성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진료받아야 한다.

-너무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코로나19 후유증일까?
▶전문가들은 피로가 가장 흔한 코로나19 후유증이라며 평소 우리가 말하는 피로감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조언했다. 우선 피곤해지기 전, 충분히 휴식을 취하라고 당부한다.

회복 기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피로한 상태가 지속되면 코로나19 후유증인지,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떨 때, 병원을 찾아야 할까? 최근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도 생겼다는데.

▶최근 여러 병원이 코로나19 후유증·재활 회복 클리닉을 열고 있다. 다양한 진료과의 진료를 통해 후유증으로 볼 수 있을지, 증상이 이어지는 원인을 찾아준다.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아프면 쉬면서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다. 감염 후 3개월 정도면 충분히 증상이 호전돼야 한다.

그런데 2개월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나빠질 경우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후유증 치료는 건강보험이 될까? 보상을 받을 수도 있을까?
▶검사 과정과 치료제 등은 현행 수준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구체적인 치료 비용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정부가 별도로 치료비를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최근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롱코비드'에 따른 사회·건강 피해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후유증에 대한 표준화된 치료법도 나올 전망이다.

도움 주신 분들=김신우 경북대학교병원 교수(감염내과),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 백순영 가톨릭대학교의과대학 명예교수(미생물학 전공),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교수(알레르기내과), 오대종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교수(가정의학과), 이예원 세란병원 과장(재활의학과 전문의), 이형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교수(응급의학과),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 정진원 중앙대학교병원 교수(감염내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호흡기내과), 최영준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 홍나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롱코비드 특별취재팀=강승지, 김정현, 박동해, 원태성, 윤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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