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이형진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두 자녀 의과대학 편입학 의혹과 자신을 둘러싼 '자격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경북대병원 채용비리, 아들 병역비리 등과 관련한 추가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만 10여개가 넘는 상황이다.
특히 정 후보자가 경북대 부원장·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로 편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빠찬스'가 작용했다는 자료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연일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기록에 따르면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A 교수는 정 후보자 아들 정모씨(31)에게 19점(20점 만점)을 줬다. 19점은 정씨가 9명의 평가위원에게 받은 점수 중 최고점이다.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평가위원 3명이 2017학년도 편입시험 구술평가 당시 3고사실에서 딸 정모 씨(29)에게 모두 만점(20점)을 줬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정 씨의 입학 성적은 합격자 33명 가운데 27등이었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합격자의 점수보다 5점 높아 지인을 동원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 씨는 구술평가에서 1고사실 53점, 2고사실 51점을 받았지만 3고사실에선 60점을 받았다.
정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중, 삼중의 투명한 견제장치가 있는 채 편입절차가 진행되므로 청탁이 불가능한 구조다"며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지만, 정 후보자의 자녀에게 높은 점수를 준 교수들이 정 후보자와 함께 여러편의 논문을 쓴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관련 이재태 경북대의대 교수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봐주려면 처음에 바로 합격시켜야 했다"며 "정 후보자 딸은 합격자 33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38등이고, 후보 합격자 5순위였다"며 특혜 의혹이 없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 후보자 딸이 만점을 받은 '3번 방'은 추론 면접실이다. 정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정량적인 점수 체계고 맞으면 (면접관) 3명 모두 20점(만점)을 받는(주는) 곳이다"며 "면접 위원 50명은 전날 밤 결정돼 통고되며, 지원생은 면접 직전 탁구공 추첨으로 면접 조가 배정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면접위원은 시험 직전 수험생 명단을 받고 제척사유가 있으면 신고하고 사임해야 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는 사전에 누가 면접위원인지 절대 알 수 없다"고 부연했다.
편입 과정에서 아들이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한 논문에도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주당 40시간 연구원 활동과 대학교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과 아들이 뒤늦게 연구에 참여했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 정씨보다 연구에 오래 참여한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은 논문 저자에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이다.
아들 정씨의 논문이 짜깁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서 '아들의 논문이 짜깁기 수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어제 일부는 이야기했는데, 대변인실을 통해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위법소지가 없어도 이해 충돌 여부·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말을 아꼈다.
아들 병역 관련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5년 만에 신체검사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바뀌며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됐는데, 정 후보자가 재직 중이던 경북대병원에서 재검 병무 진단서를 받는 등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3년 9월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경북대병원을 찾았고, 이듬해 1월 정씨는 같은 증세로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1년10개월(22개월) 동안 병원을 방문하지 않다가,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기 위해 2015년 10월27일 병원을 찾았다. 결국 그는 열흘 뒤인 11월6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실시된 두 번째 신체검사에서 '척추질환'으로 사회복무요원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비리와 관련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추간판탈출증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급성기로 오면 집에서 진통제 먹고 운동하고 자세 교정하고 그렇게 지내는 수가 많다"고 반박했다. 또 정 후보자 아들이 진단받은 척추협착증은 젊은 층에는 희귀한 질환이라는 지적에는 "그게 희귀한 질환인가"라고 반문하며 "(20대 중에) 디스크 (를 앓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 본인에 대한 자격논란도 연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전수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2018년 2건, 2019년 1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에서 계약직원을 채용할 때 한 과장급 직원이 자신의 동생에게 이력서를 제출하도록 한 뒤, 이를 알고 있는 당 부서 부장에게 채용 계약을 결재받아 동생을 채용했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같은 해 병원 청원경찰 채용에서는 허위 신체검사서를 제출한 '임용자격 결격자'가 최종 합격하기도 했다. 이 지원자는 왼쪽 눈의 시력이 0.025 이하로 시각장애 6급임에도 양쪽 시력이 1.0으로 기재된 신체검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2019년에는 병원 내 '이해관계자'가 채용 업무를 회피하지 않고 전형 과정에 참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Δ아들·딸의 경북대의대 편입 논란 Δ아들의 병역 문제 Δ'출산은 애국, 암 특효약' 등 부적절 칼럼 게시 논란 Δ미국 동창회, 골프 등 외유성 출장 논란 Δ새마을 금고 이사장 무단 겸임 논란 Δ대리 경작 및 농지법 위반 논란 Δ황제 업무추진비 사용 논란 Δ복지분야 비전문성 논란 등 1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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