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건 완전 박탈) 입법 강행에 맞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한 가운데 전국 고검장들이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고검장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낼 예정이었으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이 갑자기 잡히면서 발표를 미뤘다.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상황에 따라선 김 총장에 이어 고검장 총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검찰청이 전국고검장회의를 연 것은 김 총장 주재로 지난 8일 진행한 고검장회의 이후 열흘 만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등 고검장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장에 들어선 고검장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고검장들은 '검수완박' 법안 문제점을 짚으며, 민주당을 향해 "냉정한 이성을 찾으라"고 직격하는 등 작심발언도 이어졌다.
여환섭 대전고검장은 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 권익과 관련된 기본법을 개정하면서 흔한 공청회 한 번 개최하지 않고 학자나 시민단체, 변호사단체 의견을 무시한 채 2주 만에 추진하는 것은 말이 되느냐"며 "(민주당이) 냉정한 이성을 되찾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안에 따르면 경찰 수사에 불만을 갖고 검찰에 이의제기나 항고를 제기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수사를 하지 못하고 다시 경찰에 돌려보내야 한다"며 "경찰 수사를 믿지 못해 검찰청을 찾아왔는데 다시 경찰에서 조사받으라 하면 승복할 국민이 몇 명이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종태 광주고검장 역시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한 형사사법시스템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사법경찰관, 검찰 수사관, 검사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조 고검장은 "법안이 시행되면 범죄자는 두 발을 뻗고 자겠지만 피해자는 눈물과 한숨으로 잠을 못 이룰 것"이라며 "법안 발의한 분들이 설마 이런 세상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연차를 내고 잠행 중이던 김 총장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 준비를 위해 오후에 대검으로 복귀했다. 김 총장은 대검 참모들과 검찰 측 입장과 요구 사항 등을 점검했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의 위헌성, 검찰 수사 공백으로 인한 국민 피해, 민주당의 '입법 독주' 문제점 등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한편, 법안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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