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벚꽃 다 졌는데 이제서야"… 성수기 놓친 숙박업계 [일상이 돌아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8 18:37

수정 2022.04.18 18:37

숙박업소 여전히 찬바람
해외여행 수요 급증하는데 외국인 관광객은 늘지 않아
"사드가 고난이었다면 코로나19는 재난이었죠."

서울 중구 명동 A호텔 9년 경력의 총지배인 B씨는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침을 전면 해제한 18일 오후 3시께 명동 거리는 따뜻한 날씨로 유동인구가 조금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숙박업소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었다. 당초 주요 고객이던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아서다.

B씨는 "'숙박대전' 등 국내여행 수요를 늘리려고 정부가 지원을 했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며 "원래 호캉스라는 게 가는 사람만 가고, 쿠폰이 생겨도 안 가던 사람이 새롭게 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사드 여파는 귀여운 정도였다"며 씁쓸히 웃었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18일부터 전면 해제했다. 그러나 이미 봄철 성수기 대목을 놓쳐버린 국내 숙박업계는 매출회복이 요원하다는 반응이다. 김진우 사단법인 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숙박업계는 봄 방학시즌이 다 지나 준성수기를 놓쳤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업소 서비스업생산지수(계절조정지수)는 코로나19가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 99.5로 집계된 반면 이후 2020년 3월에는 42.9까지 하락했다.

숙박업계는 지수 하락 원인으로 잇따른 국내 지자체 주관 대규모 축제 취소를 꼽았다. 일례로 봄철 벚꽃이 유명한 진해 군항제는 올해도 열리지 않았다.

경남 진해에서 숙박업을 하는 60대 C씨는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지만 당장 예약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며 "진해 쪽은 이제 벚꽃이 다 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해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또 다른 사업자 김모씨는 "코로나19 이후 휴업을 계속해왔는데 아직도 재개를 못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여행업계의 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시행된 지난 4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사람은 12만2161명으로 집계된다.
불과 한 달 전인 3월 1일부터 3월 13일까지 해외로 나간 7만9645명 대비 4만2516명(53.4%) 늘어난 수치다.

반면 손실을 만회할 만한 외국인 여행객은 좀체 늘지 않아 숙박업계는 "이 상황이 언제 개선될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명동에서 숙박업을 하는 오모씨는 "중국의 경우 지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고 있어 여행객이 언제 들어올 수 있을지 몰라 매출회복 시점조차 예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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