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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건설 창업주 경재용 회장 별세…향년 70세

뉴시스

입력 2022.04.20 15:20

수정 2022.04.20 15:20

기사내용 요약
41년간 동문건설 회장직 맡아
'마이너스 옵션제'로 IMF 극복
회사 위해 1000억 사재 출연도

고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사진 제공=동문건설) *재판매 및 DB 금지
고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사진 제공=동문건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경 회장은 40여년간 주택건설 외길을 걸어온 건설업계 산증인이자, 1세대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업자)로 꼽힌다. 2000년 이후 경기 고양시, 파주시 등에서 '동문 굿모닝힐'을 선보이며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52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경 회장은 1980년 상신전기건설공사를 설립했다.

경 회장은 이듬해 석우주택으로 주택사업에 처음 발을 내디딘 뒤 1984년에는 사명을 동문건설로 바꿔 올해까지 41년 간 회장직을 맡아왔다.
동문건설의 사명은 '동쪽으로 문을 내야 남향집이 지어진다'는 의미다.

동문건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대출과 연대보증을 선 시행사의 도산으로 위기를 맞았다. 경 회장은 원가 절감 방안을 찾다가 업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했다.

마이너스 옵션제는 사업시행자가 골조 공사와 미장 마감공사까지만 하고, 인테리어 등 실내 마감공사는 입주자가 개별 취향에 맞게 직접 하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옵션으로 추가하고 층·향별 가격 차별화를 도입해 분양가 거품을 뺀 결과 분양은 완판(완전판매)으로 이어졌다.

2000년부터는 '굿모닝힐'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을 공급했다. 2003년 파주 교하에서 중견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3000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공급했고, 2005년 당시 매출이 6000억원을 웃돌며 중견 건설사 중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계열 시행사의 부실로 재정 상태가 다시 급격히 나빠졌고,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수도권에 확보한 대규모 택지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당시 경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택지 매각과 함께 1000억원에 가까운 사재를 출연했다. 이후 수도권과 부산 등 지방에서 재건축 정비사업을 공략한 끝에 2019년 자력으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졸업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를 반영해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경 회장은 2005년 한국주택협회 이사를 맡은 뒤 2012년 협회 회원 부회장, 2016년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 등 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주택 건설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데 이어 2008년 '은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옥분 씨와 장남 경우선(맥킨지앤컴퍼니 파트너)씨, 장녀 경주선(동문건설 부회장)씨, 며느리 김소연(경희대 국제학과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장지는 경기 양평군 갈월사 자연장지이며 발인은 오는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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