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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꼼수 탈당' 초강수..내일 안건조정위 열릴듯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0 20:07

수정 2022.04.20 20:48

검수완박 정국, 치열한 대치
'탈당' 민형배 "작은 힘 보태려 용기"
민주, 안조위 구성 요구서 제출..'속전속결'
민형배 의원. 사진=뉴시스
민형배 의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두고 한치의 양보 없는 대치 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20일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의원 탈당 후 무소속 배치'라는 초강수를 뒀다.

검수완박 법안을 다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초선·광주 광산을) 의원이 이날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이는 검수완박 법안을 다룰 법사위 산하 안건조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측 반대를 무력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위장 탈당'으로, 유례없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같은날 오후 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며 '속전속결' 의지를 드러냈다.

■양향자 반대 변수에..'위장 탈당'
민형배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회부돼도 통과가 가능해졌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동수인 민주당 3명, 국민의힘 3명 총 6명으로 구성되는데 무소속 의원이 있을 경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다.
무소속 의원 1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 표를 던지면 의결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을 채울 수 있는 셈이다.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에서 의결된 법안은 소위 심사를 거친 것으로 간주된다.

당초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최근 법사위로 사보임 됐는데 이 역시 안건조정위에서 표결을 수월하게 하려는 민주당 전략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양 의원이 전날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민주당 계획이 틀어졌다. 이에 당내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인 민 의원이 총대를 메고 탈당한 것이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낸다.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역할에 대비하려는 뜻이다. 낯설고 두려운 길 외롭지 않게 손 잡아달라"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힘 "짜고치는 고스톱"
민주당은 이날 민 의원의 탈당 절차를 완료한 후 법사위에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21일 오전 안건조정위가 구성되고, 오후에는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4월 국회 입법 목표를 거듭 강조한 만큼 늦어도 내주 안으로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려는 계획이다. 특히 오는 5월 3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률안이 공포되도록 하려는 방침이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안건조정위 문턱을 넘기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해졌더라도,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는 '꼼수'를 쓴데 대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법사위원들은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셀프로 안조위를 구성하면서 사실상 여야가 '4 대 2'로 구성되는 상황이 됐다"며 "안조위는 하나마나한 구색 맞추기, 짜고치는 고스톱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소수당일 때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안조위까지 만들어놓고, 다수당이 되자 소수 의견을 완전 묵살하는 이것이야 말로 입법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민 의원의 강제 사보임'을 요청했다.
21대 국회 개원 당시 정수인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6명, 무소속 1명'으로 다시 맞추기 위해 민 의원을 다른 상임위로 내보내고, 민주당의 다른 의원을 법사위로 보임시키라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검수완박법안 처리의 '키맨'으로 불리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을 전격 취소하면서 국회 본회의 의사봉을 직접 쥐게됐다.
박 의장이 법안 상정 전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심사를 이어갈 시간을 조금 더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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