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6·1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출마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출마를 시사하면서 민주당에 강원도 전성시대를 위한 '5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그중에는 지난 정부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약속한 '강원특별자치도'와 수도권 철도 연결 등 굵직한 사안이 들어있다.
이 의원은 172석을 가진 당에서 이 같은 로드맵을 적극 협조·추진할 것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역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이 같은 '강원 발전 로드맵'을 기반으로 강원지사 자리를 차지하고 향후 대권 등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최근 자신의 강원지사 출마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원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 의원은 오히려 당에 5가지 조건을 내걸며 '역(逆)제안'을 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Δ강원특별자치도 법안 통과 ΔGTX-A 원주 연장, GTX-B 춘천 연장 Δ강원·경상북도 동해안 지역에서의 재난방지 프로젝트 추진 Δ강원도 접경지역 국군 장병 지원 Δ인구소멸 지역 주택의 1가구 2주택 제외 등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6·1 지방선거 후보 등록 전까지 당 지도부가 5개 공약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법과 GTX-A, B 연장, 인구소멸 지역 주택 1가구 2주택 제외는 5월 중 입법을 완료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중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18·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고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원경제특별자치도'로 공약하기도 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 한 특별자치도는 윤 당선인이 공약한 '경제특별자치도'와 평화·교류 등 남북 교류에 관한 부분이 다를 뿐 결국 정치적, 지형적 특성으로 발전이 더딘 강원도의 규제를 혁파한다는 의미는 큰 틀에서 같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특별자치도와 관련 "지난 3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모두가 공약한 것으로 이제는 약속을 지킬 때"라며 "규제를 혁파해서 일자리와 교육을 일으켜 스위스, 싱가포르처럼 강력한 혁신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강원 연장도 사실상 강원도를 '준(準)수도권'으로 편입, 교통 오지라는 오명을 벗고 싶어하는 강원도민의 최근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GTX 강원지역 연장을 공약해 왔으나 현실성 문제 등이 지적되며 거론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이광재 의원은 GTX-A 원주 연장, GTX-B 춘천 연장에 대한 당의 확실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평화특별자치도와 GTX 연장 건에 대해서는 5월 중 입법을 완료하라고 압박했다.
이 의원은 "GTX-A 수서~광주, 그리고 원주를 연결하고 GTX-B는 춘천까지 연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당의 관련 입법 처리를 요구했다.
이에 172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이 이 의원이 내민 카드를 받아들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번 지선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원창묵 전 원주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당내 출마자가 전무한 상태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의원은 단순히 등 떠밀려 지사 선거전에 나가기 보다는 본인의 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굵직한 사안에 대한 확답을 받아 표몰이를 하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또 특별자치도 설치나 GTX 강원권 연장이 실현될 경우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숙원 현안이 실현되는 것으로, 향후 이 의원이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요 소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개 공약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출마를 재고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당의 확실한 약속이 있어야 멋진 강원도를 만들 수 있겠죠"라고 답해 이에 대한 민주당의 응답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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