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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비만·소화불량인줄 알았는데... 40대이상 여성의 적, 난소암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2 04:00

수정 2022.04.22 04:00

서동수 부산대학교병원 교수가 말하는 예방·치료법
환자수 5년새 20%이상 급증
증상 불명확해 조기발견 어렵고
5년이상 생존율도 61% 수준 그쳐
서동수 부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fnDB
서동수 부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fnDB
난소암은 주기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와 배란을 담당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인 난소에 생기는 암이다. 발생 조직에 따라 구분되는데 환자의 90% 이상이 난소 표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난소상피암이다. 난소암은 40대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1만8000명이던 난소암 환자는 5년새 20% 이상 증가해 2020년 약 2만2000명에 달했다. 난소암은 자궁경부암에 이어 부인암 발병 2위지만 5년 이상 생존률이 80%를 넘는 자궁경부암과는 달리 난소암의 경우 5년 이상 생존률이 61.9%수준이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난소암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서동수 부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와 살펴봤다.

■난소암, 조기진단 중요

난소암 환자의 70%는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 받는데, 병기가 3기 이상 진행된 환자의 5년 생존률은 1, 2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에 난소암은 부인암 중 가장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8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난소암은 유방암, 자궁 경부암, 자궁 체부암과 비교해 가장 낮은 10년 상대 생존율을 보였다.

진단이 늦은 이유는 복강 깊은 곳에 위치해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까지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은 특성 때문이다. 또 난소암 발병으로 인한 복통과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은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서 교수는 "난소암 환자의 대부분은 해당 부위에 특이적인 덩어리가 만져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암의 발견이 늦을수록 치료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 초기에 질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며 "배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거나 복수가 차면서 배가 불러오고, 소화가 잘 안되며 더부룩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히 소화불량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난소암의 증상으로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나 잦은 배뇨, 변비 등이 꼽힌다.

■비출산 여성 더 주의해야

난소암의 원인은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지만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배란기가 길어질수록 난소암 발생 위험도 커진다. 또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출산 경험이 더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출산 여성 대비 한 차례 출산한 여성은 10%, 세 번의 출산을 겪은 여성은 50%나 난소암 위험이 줄어든다.

다음으로 대부분의 난소암은 유전적이지 않으나, 난소암의 5~10%는 유전적 성격을 갖는다. 이 경우 종양 억제에 관여하는 BRCA(유방암유전자) 변이에 의해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각각 BRCA1 변이 여성은 11~17%, BRCA2 변이 보유 여성은 39~44%가 80세 이전에 난소암이 발병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내 한 연구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고도 장액성 혹은 자궁내막양 상피성 난소암으로 진단된 298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네 명 중 한 명(26.2%)은 BRCA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모친이나 자매 등 가까운 가족이 유방암 및 난소암 병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위험성을 파악하는 것이 권고된다.

■수술과 화학항암요법으로 치료

수술은 난소암의 일차적인 치료방법이다. 종양을 제거하는 목적 이외에도 난소암을 확진하고 암의 진행 상태를 알기 위해 시행한다. 수술 방법과 범위는 암의 진행상태, 암세포의 유형 및 분화도, 주위조직과의 유착 정도, 환자의 연령 등에 따라 달라진다. 또 난소암은 항암화학요법 반응률이 높아 수술과 더불어 중요한 난소암의 치료방법으로 항암화학요법이 언급된다.

다만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난소암의 치료 성과는 오랜 기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높은 재발률 탓이다.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5%는 재발을 경험하며, 심지어 재발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진행성 난소암 환자가 첫 재발 이후 다시 재발을 경험할 확률은 70%에 달한다.

그에 따라 최근에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증상 완화, 나아가 수명 연장 및 삶의 질 유지를 위한 '유지요법'의 개념이 등장했다.
유지요법은 'VEGF' 저해제, 'PARP' 저해제 등을 이용해 백금 화학요법 후 남아있는 암세포들을 죽여 재발을 막는 치료 방법이다.

서 교수는 "난소암은 높은 재발률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긍정적인 성과를 내며 치료 환경 개선을 이끌고 있다"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BRCA1/2 변이 난소암 환자들이 수술 및 1차 또는 재발 후 2차 항암 치료 후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유지요법을 통해 수 년 동안 질병의 재발 없이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소암 위험군에 해당하거나 BRCA유전자 변이 가족력이 있는 경우 즉시 부인종양전문의에게 주기적인 검진으로 암을 예방하고,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건강한 삶을 이어가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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