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골퍼의 고질병 족저근막염… 얼린 커피캔 발로 굴리며 마사지하면 통증 탈출 [건강하게 골프치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1 18:02

수정 2022.04.21 18:02

서경묵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서경묵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시작됐다. 파란 잔디를 밟으며 가파르진 않아도 오르막 내리막을 걸으며 조그마한 공이 창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것을 보며 즐기는 골프라운드는 골프의 백미이며 시니어들에게는 매우 좋은 운동 중 하나다. 시니어들에게 걷는 것 자체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라운드당 7~8㎞의 잔디밭을 4시간 정도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그런데 발이 아파 잘 걷지 못한다면 라운드가 괴로울 수 있다.


국내 골퍼들 중에도 발이 아파 골프 라운드가 괴롭다는 시니어 골퍼들이 꽤 많다. 우리 나라에는 없는 발 문제만 보는 '발통증의사(podalogist)'가 있다는 것을 22년 전 미국 교환교수 시절에 처음 알게 됐다.

지금 국내에서는 재활의학과, 정형외과에서 이런 환자를 보고 있다. 발의 구조는 근골격계 중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며 걷거나 뛸 때 체중의 하중을 절묘하게 분산시키는 발바닥 아치가 2개가 있고 관절, 인대, 힘줄 이 조화롭게 구성된 하나님의 멋진 작품이다. 그런데 이런 발의 구조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히 아치가 주저 앉고 관절이 전체적인 퇴행성 변화가 오면서 발의 균형이 깨져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고 통증으로 걷기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된다. 발바닥 통증 중에 하나인 족저근막염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제일 많은 경우다.

특히 골퍼들은 잘 맞지 않은 골프화를 신고 걸은 후 다음날 발바닥의 근막에 급성염증이 생겨 다음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바닥이 칼로 배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급성족저근막염이다. 이럴 경우 병원에 달려가기 전에 얼음 마사지를 하고, 500원짜리 커피 캔을 2개를 얼려 놓고 아침, 저녁으로 발바닥을 마사지하듯 바닥에 굴려 보자 며칠 하다 보면 통증이 눈 녹듯 사라 질 수 있다.

기능적으로 만들어진 골프화를 신는 것도 중요하다 군인들의 군화를 보면 고무 바닥창은 두껍고 단단하며 발목을 잘 잡아 주고 부드러운 깔창이 깔려 있다. 다양한 경사를 가진 잔디밭을 걸어야 하고 스윙시 밸런스를 잘 잡아 주기 위한 골프화는 군인들의 전투화와 같이 대단히 중요하다.

발바닥 통증이 자주 오는 골퍼들은 올바르게 만드는 깔창을 맞춘 후에 거기에 맞는 골프화를 준비 하는 것도 좋겠다. 국내에서도 질 좋은 재질로 맞춤깔창을 기능적으로 잘 만드는 전문업체가 있다.
만성 발바닥 통증 골퍼들은 이런 업체를 찾아 맞춤깔창을 만든 후 여기에 맞는 골프화를 착용하고 잔디밭을 걸어 보라.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것이다. 등산화도 마찬가지 이다.
만성적으로 발이 아픈 골퍼들은 한번 고려해 볼 사항이다.

서경묵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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