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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 바뀐다… 정부 규제완화·기업 개방성 확보 필수" [제23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1 18:27

수정 2022.04.21 18:27

패널토론
빅블러 시대, 금융의 미래
산업 플랫폼의 금융업 진출 빨라져
진입자와 경쟁자 간 이해충돌 불가피
빅블러 성공사례로 인터넷전문은행 꼽아
변화 수용하는 능력,기술 역량만큼 중요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패널토론에서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 강남석 중고나라 CFO,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 과장.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패널토론에서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 강남석 중고나라 CFO,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 과장.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가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제23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금융업과 비금융업권 등 산업 간의 벽을 허무는 이른바 '빅블러 시대'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업권 내 규제완화가 필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빅블러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성과 개방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빅블러 시대, 금융의 미래:게임의 룰이 바뀌다'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2 패널토론에서 산업 플랫폼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이지만 관련 규제가 여전히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시장 진입자와 기존 경쟁자 간 충돌 시작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금융에서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도래하고 있다"면서 "신기술을 토대로 시장에 신규로 들어오는 진입자와 기존 경쟁자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현 금융시장 법규가 이 같은 기술과 그에 따른 마찰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정립됐기 때문에 변화를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인 '타다' '카카오택시'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빅블러 상황에서의 이해충돌은 이미 벌어졌고, 향후 법적 쟁점들이 대두될 것이라는 게 신 부원장의 판단이다.

이성훈 법무법인 KL파트너스 변호사는 "2000년대 초반 하이마트는 대우전자 계열사로 있었지만, 대우전자가 공중분해되면서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했다"며 "2001년 기업가치가 '0원'이었지만 2005년 4월 4600억원에 매각됐고 2008년 1월에는 유진기업이 1조9500억원에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금융플랫폼도 마찬가지라며 가치상승이 일어날 때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부딪치는 분야는 규제"라며 "규제가 완화됐을 때 빅블러 기업들의 큰 성장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빅블러 규제완화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꼽았다. 이 변호사는 "기존 은행 및 은행지주사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비금융주력자 규제를 34%까지 풀어주면서 급격히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고려할 때 금산분리, 은산분리 등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조직 내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이런 빅블러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우리나라는 최근 5년 사이 벤처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과거 기업공개(IPO) 위주로 벤처기업이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의 기술역량도 중요하지만 개방성, 다양화 등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기업들이 개방성·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빅블러 시대에 경쟁력이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역설했다.

이에 신 부원장은 "고착화된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퀀텀점프를 하지 못한다"면서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기업조직 문화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규제완화' '다양성·개방성'으로 빅블러 대응

19년의 업력이 쌓인 중고나라 역시 빅블러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강남석 중고나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고나라는 금융업 자체를 영위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사용자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의 형태로 해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고나라는 1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1년 거래액은 5조원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중고나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고나라 페이'를 시작하는 등 금융업권 간의 연결고리가 점점 긴밀해지고 있다.

강 CFO는 "여러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금융업권 영역 진출은 어렵고, 개인정보 이슈도 많다"면서 "금융기관, 금융당국과 면밀한 소통을 통해 해결하려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아무래도 금융당국은 수익률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금융 부문이 금융 부문과 연결됐을 때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결제의 안정성, 정보보호, 소비자 해킹, 보안 문제 등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디까지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만들어 왔는데 아직 불명확한 부분도 있어 보완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기능을 하는데 규제를 다르게 받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빅블러나 테크 기업의 금융진출 차원에서 금융회사도 자유롭게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이병철(팀장) 김성환 정명진 박신영 김경아 서혜진 김현정 연지안 김민기 강구귀 최두선 박소연 한영준 김태일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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